죽어야 끝난다…'징역 10000년' 이 남자, 무슨 죄 지었길래
[편집자주] '코인 인사이트'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주요 현안을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복잡한 이슈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 파악에 주력합니다. 건전한 가상자산 시장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한 가상자산 투자 사기 피해자의 토로다. 그는 지난 9일 튀르키예 법원이 암호화폐 거래소 '토덱스' 설립자인 파룩 파티 외제르에게 사기 등 혐의로 징역 1만1196년을 선고한 기사를 보고 "부럽다"고 했다. 국내에선 그보다 큰 규모의 가상자산 사기 사건의 주범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튀르키예와 1000배 넘는 차이다.
튀르키예에 불어온 '가상자산 붐'을 타고 외제르가 설립한 가상자산 거래소 토덱스는 무럭무럭 자랐다. 2021년 4월에는 전 세계에서 40만여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20억달러(2조 6970억원)의 거래 규모를 달성했다. 토덱스는 거래 규모가 정점을 찍은 직후 돌연 폐쇄됐다. 외제르는 고객 자산을 들고 알바니아로 도주했다. 한동안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완벽한 도피는 없었다. 외제르는 도주 1년 4개월 만에 알바니아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4월엔 튀르키예로 송환돼 7개 혐의로 구속 입건됐다. 범죄 목적의 조직 설립 및 운영, 범죄 조직 가입, 은행이나 신용 기관 관련 정보 시스템을 이용한 사기, 상인이나 회사 임원이 연루된 사기, 자금 세탁 등 혐의가 적용됐다. 외제르의 남동생 등 사건 관련자 83명 이상도 함께 구금됐다.
이어 "이 때문에 여러 개의 혐의가 적용된 범죄에 대해 독립적이고 연속적인 형 집행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외제르도 7개 혐의에 대해 각각의 처벌이 내려지고 이것이 합산되면서 1만년 넘는 징역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또 "터키 법에서 사형제가 폐지되며 장기 징역형의 적용 영역 또한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이 튀르키예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점도 무거운 처벌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쿠르쿠크 변호사는 "토덱스 이용자의 31.4%는 'Z세대'로 불리는 18~24세, 26.5%는 25~34세였다"라며 "법원은 범행 방식, 목적, 장소, 범죄 피해의 위험과 중대성과 피고인의 사회적 관계나 반성 정도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하기 때문에 이같은 요소가 고려됐을 수 있다"라고 했다.
튀르키예 법원이 선고한 징역 1만년이 큰 화제가 됐지만 변호사들은 강한 처벌이 반드시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쿠루쿠크 변호사는 "가상자산 사건에서 엄격한 처벌은 충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며 "사형제가 있는 나라에서도 범죄율이 높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강한 처벌이 반드시 범죄율을 낮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사기 범죄가 일반 사기 범죄와는 다른 양상을 띠기 때문에 특별법을 제정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쿠루쿠크 변호사는 "현재 튀르키예에서는 가상자산 사기에 일반 사기 사건과 똑같은 혐의가 적용되고 같은 처벌을 받는다"라며 "이를 개선해 특별법 등을 통해 가상자산 범죄를 규제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금융 중심지 이스탄불에 위치한 쿠루쿠크앤어소시에이츠 로펌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비롯해 이민, 상속, 조세, 금융, 투자, 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9년 가상자산 사건을 처음 맡은 이래 사법과 공법 분야에서 가상자산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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