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자유로는 신도시 대동맥” 노무현 “신도시 우습게 보지마” [대통령의 연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당초 계획보다 3만가구 늘리는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높이고 자족용지나 공원녹지 같은 비주택 용지 일부를 주거 용지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방안인데요.
한때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집값이 올해초 정부의 파격적인 집값 떠받치기 정책으로 급등세 전환조짐을 보이자 빠르게 대응에 나선 모습입니다.
집값 잡기에는 세금, 금융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되는데 역시나 가장 본질적인 방법은 공급확대입니다.
역대 정부에서도 공급대책에 힘을 기울였다는 것은 신도시 대책이 3기까지 등장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1·2·3기 신도시에 대한 역대 대통령의 언급들을 통해 신도시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기 신도시가 대통령 연설에서 처음 언급된 것은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방송(3) 주택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대대적인 주택건설이 이루어지고 싼 값으로 공급되면 주택가격은 자연 안정될 것”이라며 “분당, 일산 지역은 서울 주변에서 새 주택도시 후보지로 가장 적합한 곳”이라 소개했습니다. 이 당시까지만해도 부지선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지 “이것은 갑자기 내린 결론이 아니라, 정부가 지난 5~6년 동안 대여섯 군데 후보지를 물색하여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가 바로 그렇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자유로 건설 기공식에서 “오늘 기공하는 이 자유로는 서울과 신도시 일산을 이어주는 10차선의 교통 대동맥이 될 뿐 아니라 한강의 범람으로부터 이 지역의 안락한 삶을 지켜주는 완벽한 제방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듬해 연두 기자회견에서는 “서울과 신도시를 잇는 수도권 전철을 93년까지 완공하고 서울의 지하철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책발표 한달 후인 2005년 10월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지난 8·31 부동산종합대책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라며 “실수요자가 큰 어려움 없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2012년까지 국민임대주택 100만호를 건설하는 등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금융지원도 강화하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후로 많은 독자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커졌는데요. 노 전 대통령은 “지금 8·31 대책을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딱 짧게 표어로 말씀드리면 ‘8·31대책 우습게 보지 마라.’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 강조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저평가받고 있지만, 당시 이같은 대대적 공급대책마저 없었다면 집값은 더욱 크게 뛸 수밖에 없었겠죠. 이후로 공급 중심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동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의미도 크다고 생각됩니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8월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군 골프장, 요지의 공공기관 부지 등 신규택지 발굴과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공공참여형 고밀도 재건축 등으로 무주택자, 신혼부부와 청년 등 실수요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대폭 늘렸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3기 신도시는 주택이 착공되기도 전에 분양에 나서는 사전청약이 특징인데요.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를 통해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년에 사전청약이시작되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127만 호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역세권 등수요가 많은 도심에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바랍니다”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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