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이 지옥이 돼 버렸다...최루탄 발사에 수백명 압사당해[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2년 10월 2일.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135명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의 칸주루한 스타디움에서 압사사고가 일어난 것. 이 경기는 축구 역사상 폭동 관련으로 2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이에 흥분한 아레마 서포터스 수천 명이 경기장 내로 뛰어들었고 불까지 질렀다. 상대편 응원단도 이에 대응해 경기장으로 쏟아졌다. 이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경찰의 진압에 당황한 수백명의 인파는 최루탄을 피하려 출구 쪽으로 몰려들었고, 좁은 입구 쪽으로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서로 겹치고 깔렸다. 최루가스를 피해 달아나던 사람들이 출입구에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했고 34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질식사한 사람도 있었다. 34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경찰 2명도 포함됐다.
경기장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일부 선수들도 팬들에게 구타를 당했다. 폭력사태는 경기장 밖에까지 이어져 팬들은 경찰차를 부수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칸주루한 스타디움에는 수용 인원 3만8000명을 넘어 4만2000명이 입장해 피해를 더 키웠다.
이 사고로 135명이 사망하고 58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는 1964년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 올림픽 출전 예선 경기에서 벌어진 페루 리마 스타디움 폭동으로 326명이 사망한 이후 세계 축구 역사상 폭동 관련으로 2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로 기록된다.
이후 경찰이 그라운드 뿐 아니라 관중석에도 최루탄을 쐈다는 증언이 이어졌고,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일었다.
올해 3월 16일 수라바야 지방법원은 칸주루한 스타디움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경찰관 3명 중 2명에겐 무죄를, 최루탄을 발사하도록 명령한 경찰 기동대 지휘관 1명에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판사가 판결문을 낭독하자 유가족들이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고 AFP는 전했다. 한 유가족은 "판결이 불만족스럽고 실망스럽다. 정의가 산산조각난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정의는 없었다. 이번 사건이 조작됐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건 재판부는 홈팀 관계자와 경기장 보안 관리자에 대해서는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해 놓고도 정작 최루탄을 사용한 경찰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군중들의 행동이 최루탄 사용 결정에 기여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최루탄 사용의 책임을 군중들에게 돌린 것이다.
이날 판결 이후 대학생 수백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번 참사로 아내와 두 딸을 잃은 한 남성은 "판결은 부당하다. 만약 내가 길에서 누군가를 때려 뼈를 부러트렸더라도 이들보다 더 많은 형량을 받았을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밝혔다. 또 다른 생존자는 "135명이나 죽었는데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에서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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