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에서 미국 선수 4명이 모자 벗고 경기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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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컵 최종일에 미국팀 패트릭 캔틀레이,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 저스틴 토머스가 모자를 벗고 경기를 치렀다.
첫날과 둘째 날에 모자를 쓰지 않았던 캔틀레이는 이날도 모자를 쓰지 않았는데, 다른 세 명의 선수는 이날 처음으로 모자를 벗은 채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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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라이더컵 최종일에 미국팀 패트릭 캔틀레이,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 저스틴 토머스가 모자를 벗고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은 평소에는 후원 기업이나 계약한 용품사 로고가 그려진 모자를 쓰지만, 라이더컵 때는 팀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쓴다.
아주 드물게 모자를 벗은 채 경기하는 선수가 없진 않지만 이렇게 무더기로 모자를 벗고 경기한 사례는 없었기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전날 벌어진 '모자 게이트'를 의식해 벌인 집단행동으로 보인다.
'모자 게이트'는 2021년에 이어 2회 연속 모자를 쓰지 않고 경기에 나선 캔틀레이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다.
캔틀레이가 모자를 쓰지 않는 건 상금을 주지 않는 데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고, 캔틀레이가 경기할 때 유럽 관중은 '돈을 내놔라' 거나 '우리 공장에서 일하면 돈 줄게'라고 외치며 모자를 흔들었다.
캔틀레이를 돈을 바라고 출전한 선수로 헐뜯으며 조롱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 선수와 캐디들이 모자를 흔들면서 맞불 응원을 했다.
이 과정에서 매킬로이가 모자를 들고 흔드는 캔틀레이의 캐디 조 라카바와 언쟁을 벌였다.
퍼팅하려는데 시야에 들어온 라카바한테 비켜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는 게 매킬로이의 주장이다.
매킬로이는 이 문제로 주차장에서는 토머스의 캐디와도 다퉜다.
첫날과 둘째 날에 모자를 쓰지 않았던 캔틀레이는 이날도 모자를 쓰지 않았는데, 다른 세 명의 선수는 이날 처음으로 모자를 벗은 채 출전했다.
캔틀레이가 '부당한 비난'을 받았으니 함께 하겠다는 동지애로 읽혔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뭉치자는 의도도 있었다.
'탈모' 투혼은 힘을 쓴 듯했다.
'모자 게이트'를 촉발한 캔틀레이와 토머스, 쇼플리는 매치에서 이겼다. 모리카와는 졌다.
하지만 '탈모' 투혼은 거기까지였다.
미국은 끝내 포섬과 포볼 경기에서 5점 차 열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유럽에 라이더컵을 내주고 말았다.
'모자 게이트'는 또다시 라이더컵에서 선수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끄집어냈다.
라이더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지만, 이들은 상금 한 푼 받지 못한다. 오로지 명예뿐이다.
TV 중계료 등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라이더컵이 '재능기부'를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은 전부터 나왔다.
캔틀레이도 그런 불만을 제기한 적이 있어서 모자를 벗은 게 눈총을 받았다.
캔틀레이는 "맞는 모자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미국 언론은 "몇 달 전에 옷과 모자 치수를 재서 나눠준다"고 보도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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