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 들어선 카터 전 대통령, 99세 생일 축하 행사에 깜짝 등장
피부암 투병…지난 2월부터 치료 중단
미국 최고령 전직 대통령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99번째 생일을 맞았다. 피부암 선고를 받고 지난 2월부터 연명 치료를 중단한 카터 전 대통령은 고향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깜짝 참석하며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이 가족들과 조지아주 애틀랜타 플레인스에 있는 자택에서 조용하게 99세 생일을 자축했다고 보도했다. 2015년 간암 판정을 받은 카터 전 대통령은 7개월 뒤 완치를 선언했지만, 곧바로 피부암 일종인 흑색종이 간과 뇌 등에 전이돼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2월엔 의료진으로부터 일주일 이상 살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연명 치료를 중단한 뒤 호스피스 돌봄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카터 전 대통령은 뉴스와 드라마를 시청하고 지인들과 각종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눌 만큼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카터 전 대통령이 전날 고향인 플레인스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예고 없이 방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플레인스 대표 행사인 땅콩 축제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플레인스 주민인 93세 에스더는 WP에 “그의 마지막 모습이 될 수도 있으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겠다”고 말했다.
1924년생인 카터 대통령은 1962년 민주당 소속으로 조지아주 미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고, 조지아주지사 등을 거쳐 1977년 1월 제39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2002년엔 국제 분쟁 중재와 인권 신장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WP는 “그는 7명의 후계자가 당선되는 장면을 목격한 전직 대통령”이라며 “여전히 내년 대선 동향을 관찰하고, 자신이 응원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관람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손자 조시 카터는 미국 잡지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마지막 장’에 와 있는 건 분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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