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도적: 칼의 소리' 이현욱 "의미 없는 악역 한 적 없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타인은 지옥이다'의 섬뜩한 옆방 남자, '마인'에서는 두 얼굴의 잔인한 남편이더니, 이번엔 일본군에 충성하는 기회주의자다. "단 한 번도 의미 없는 악역은 안 했다"는 배우 이현욱의 이야기다.
"한국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동양 웨스턴 스타일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시대극은 처음이라 더 좋았고요. 그 시절, 딜레마에 빠진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죠."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는 황야를 배경으로 각자의 목표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들의 이야기다. 이현욱이 연기한 광일은 조선 출신 최연소 일본군 소좌다. 자신의 집 노비였던 이윤을 면천해 부하로 곁에 두고, 그가 세운 공으로 일본군 소좌가 돼 독립군 토벌에 앞장선다. 그러다 수년간 함께 했던 이윤의 떠나겠다는 말에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한다.
"광일은 '인간성이 결여된 사람인가, 아니면 일말의 인간성은 있는 사람인가'라고 물었을 때 후자라고 생각하고 만든 인물이에요. 시대적인 배경 속 딜레마에 깊게 빠져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친일을 위해서라기보다 본인이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죠. 냉혈한이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말의 인간성은 존재하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어요."

광일은 '도적: 칼의 소리'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 중 하나다. 같은 조선인의 목숨도 쉽게 빼앗다가도 대동아공영을 위해 자신처럼 힘쓰는 희신(서현)에게는 연정을 품고 청혼한다. 또 이윤에게는 묘한 열등감을 느끼고 대립하기도 한다. 이현욱은 일본어 공부는 물론, 체중 6kg을 감량하며 다양한 각도의 얼굴을 꺼내 '도적: 칼의 소리'의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광일의 정서적인 부분을 많이 고민했어요. 전작 '마인' 때도 제가 엄청 싫어하는 인간상들이 저한테 보여줬던 표정, 말투를 떠올리면서 연기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어요. 목소리를 낮게 깔고 좀 더 멋있게 표현할 수도 있었겠지만 자존심 내세우면서 애쓰는 듯한 톤이 캐릭터의 방향과 더 맞을 것 같더라고요. 목소리 외에는 일본어를 신경 썼는데요, 한국 말에 일본어를 얹은 느낌을 살리려고 했어요."
이현욱은 비열한 기회주의자로서의 야망과 조선인이라는 출신이 만들어낸 광일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설득력을 더했다. 악인, 심지어 친일이라는 민감한 설정을 다룬 데 대해서는 "당연히 미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저는 그동안 의미 없는 악역은 안 했어요. 악한 사람은 본인이 악한 줄 모르고, 나름대로 자신만의 이유가 다 있거든요.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그걸 믿고 가야 했어요. '이제 조선은 끝났는데 그럼 죽을 거야? 일본을 따라가야지, 왜 죽으려고만 해?' 이게 광일의 입장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항상 불안해하고 딜레마에 빠져 있는 인물이라 그 감정의 정도를 조절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특히 이윤 역을 맡은 김남길과의 진한 브로맨스 서사는 '도적: 칼의 소리'를 이끈 힘이었다. 이들은 혼란스러운 시대적 배경 속 애정과 증오 사이, 지독한 인연으로 얽힌 두 남자의 얄궂은 운명을 속도감 있는 액션과 함께 펼쳐보였다.
"둘은 애증이 맞죠. 광일은 이윤을 동경했을 거예요. 남자가 봐도 멋있고 닮고 싶은데 표현할 줄은 모르고 친구로서 의지하기도 하고요. 근데 자꾸 내 곁을 떠나려고 하니까 짜증 나고 열등감도 느끼고 애정, 우정이 다 섞여 있는 관계인 것 같아요.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분노를 그릇되게 표현하는 인물이라서 서사적으로는 굉장히 깊게 보여줄 수 있었어요."

'도적: 칼의 소리'의 흥행을 이끈 이현욱은 알고 보면 내공이 남다른 배우다. 2010년 영화 '가시심장'으로 데뷔한 뒤 '타인은 지옥이다', '모범형사',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마인', '블랙의 신부' 등을 통해 주목받았다. 그의 악역이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건, 비슷한 얼굴도 다른 색깔로 그려내는 이현욱의 힘일 것이다.
"광일이 손가락을 다쳤을 때 표정은 제가 봐도 낯설었어요. 화면으로 보고 '나한테 저런 얼굴이 있었나?' 싶었는데 촬영 당시 기억이 잘 안 나요. 소리를 너무 많이 질러서 잠깐 머리가 '띵' 했거든요. '도적: 칼의 소리'는 처음 보는 제 얼굴을 만난 작품이라 애착이 있어요. 새로운 장르와 이야기로 신선한 도전을 했다는 점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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