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몰래 전입신고 안 돼’ 생활법령 이렇게 바뀝니다

박용필 기자 2023. 10. 2. 09: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짜리 아파트 전체가 전세사기를 당한 인천 미추홀구의 A 아파트에서 지난 7월29일 오전 고용현씨(가명)의 집이 이사를 나가는 모습. 아파트 입구와 복도에 전세사기 피해 세대임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있다. 김송이 기자

신분증 발급부터, 재산세 납부, 전출입 신고와 전세계약애 따른 확정일자 신고까지, 모두 살고있는 지역 자치단체 소관이다. 자치단체가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근거, 즉 관계 법령은 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만들고 또 개정한다. 즉 우리의 실생활과 관련 있는 것들이 많다.

올해 국회 행안위나 행안부를 통해 발의되고 의결된 개정법령 중 실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추려봤다.

■세금보다 전세보증금 우선 변제

집주인의 지방세 체납으로 주택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갈 경우 밀린 지방세보다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우선 변제하도록 지난 5월 법이 개정됐다.

기존의 지방세기본법은 체납자의 주택이 경매 처분돼서 확보된 돈 중 체납 지방세를 먼저 변제하고, 그다음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변제하도록 순위를 정해놓고 있다. 집주인의 지방세 체납액이 많은 경우 세입자는 전세금을 떼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개정 법령은 체납된 지방세의 법정 기일이 세입자의 임차권 확정일자보다 나중인 경우, 지방세 변제보다 세입자 보증금을 우선 변제하도록 했다.

다만 법정일자가 확정일자보다 앞서는 지방세 체납액은 여전히 전세보증금보다 우선 변제된다. 또 은행 대출 등으로 설정된 저당권이 확정일자보다 우선하는 경우 해당 저당권 변제가 우선된다.

■‘나 몰래 전입신고’ 막힌다

앞으로 전입 당사자 서명과 신분증 원본 없이는 전입신고를 할 수 없게 된다. 임차된 주택에서 임차인을 몰래 전출시킨 뒤 주택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는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서다.

이 같은 내용의 ‘주민등록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지난 4월 입법예고됐다. 전입신고는 전입 당사자가 하는 것이지만, 현행법상 전입을 가는 곳인 새 주소지의 가구주도 대신 전입신고를 할 수 있다. 전입 당사자 서명이 없어도 가능한 것이다. 전입신고 시 전출된 곳의 가구주, 즉 이전 거주지의 가구주 서명만 있으면 된다. 전입 당사자는 자기도 모르게 다른 주소지로 전출·전입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개정령안은 새 거주지의 가구주가 전입자를 대신해 전입신고를 할 경우 전입 당사자 서명은 물론 신분증 원본까지 제시하도록 규정했다.

■집주인 동의 없이 집주인 ‘미납세금’ 열람한다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도 임대인의 ‘미납지방세’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임대인의 미납세금 때문에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떼이고 집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줄어들게 됐다. 이 같은 내용의 ‘지방세징수법 및 시행령’이 지난 4월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집주인의 미납세금이 많을 경우,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렵다. 미납 지방세가 전세보증금보다 우선 변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세 계약 전 입대인의 미납 지방세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존에는 임대인의 동의가 없으면 열람이 불가능했다. 개정 법령은 임차보증금이 1000만원 이상일 경우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임차인이 임대인의 ‘미납지방세’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 제공

■세입자가 집 낙찰받으면 ‘상계’ 허용 추진

경매로 넘어간 주택을 해당 주택의 세입자가 낙찰받을 경우 세입자는 자신이 낸 전세금을 뺀 나머지 낙찰가액만 지불하면 되도록 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말 국회 통과를 목표로 오는 10월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는 세입자가 집을 낙찰받을 경우 낙찰가액 전부를 지불한 뒤 차후 자신이 낸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한다. 그러나 전세금을 떼인 세입자들이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낙찰가액에서 전세금을 미리 제하고 지불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주택에 다른 선순위 채권자들이 많으면 이 같은 혜택을 적용받기 어렵다. 선순위 채권을 변제하고 남은 전세금, 즉 전세금 중에서 세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금액만 낙찰가액에서 미리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도 재난지원금 받는다

재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도 재난지원금을 받게 된다. 기존에는 재난 피해를 입은 주택과 농·어업 분야에만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원 대상에 소상공인도 포함시키는 내용의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지난 6월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는 자연재난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도 사업장별로 3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해당 지자체로부터 받을 수 있다.

또 주택이 전파된 경우 기존에는 면적에 관계없이 1600만원을 지원했지만, 개정안은 피해 주택 연면적에 따라 최소 2000만원부터 최대 3600만원까지 지원하고, 반파됐을 경우에도 지원금을 기존 800만원에서 최대 1800만원까지로 상향했다.

■이재민 의연금 2배로 늘어난다

자연재난으로 사망·실종, 부상 등 피해를 입은 이재민에게 지급되는 의연금이 최대 2배까지 늘어난다. 행안부는 지난 5월부터 이 같은 내용의 ‘의연금품 관리·운영 규정’을 개정해 시행 중이다.

기존 의연금품 규정은 사망·실종자 유족에게 1인당 1000만원까지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으나, 개정을 통해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이 가능해졌다.

포항 지진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포항 흥해 체육관. 백승목 기자

■1주택자 재산세 줄었다

행정안전부는 2022년 한시적으로 60%에서 45%로 낮췄던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에도 연장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에 공시가격을 반영하는 비율이다. 세금은 세금을 매길 기준 금액(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정해진다. 그런데 과세표준 모두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 그 일정 비율만을 반영한다. 이 일정 비율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즉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낮아진다는 건 세금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것이다.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45%를 적용하되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43%,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주택은 44%를 적용한다.

여기에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가격 또한 지난해보다 낮아져 세금 인하 효과가 더 커지게 됐다.

2023 공정시장가액비율 및 재산세 변화 전망

■서민·중산층 소득세도 줄었다

개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의 하위 2개 구간이 각각 1200만원에서 1400만원, 4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조정된다. 국세인 소득세 과표 구간도 함께 조정돼 체감 감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내용의 지방세입 관계 법률 공포안과 관련 시행령 개정안이 올 초 국회와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시 취득세 감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주택 가격이 실거래가 기준 12억원 이하이면 취득세가 2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액 면제된다.

또 생애 최초로 구입한 주택에 아직 임차인이 거주 중이고, 남은 임차 기간이 1년 이하인 경우까지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간은 남은 임차 기한이 3개월 이상일 경우 감면 혜택을 받기 어려웠다. 기존의 ‘지방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택 취득일 이후 3개월 이내에 취득한 주택에 상시거주해야 취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데, 기존 임차인이 있고 3개월 이상 임차 기한이 남아있는 경우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시행된 개정안은 ‘생애 최초로 취득한 주택의 임대차 기간이 1년 이내로 남아 있는 경우’도 감면 사유에 추가했다.

■조부모랑 같이 살면 다주택 중과 면제된다

만 60세 이상 또는 5년 이상 주택 보유자가 특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의 처분 시점까지 재산세 납부를 연기할 수 있다. 2주택자가 조부모를 돌보기 위해 조부모와 함께 거주할 경우 조부모를 별도 가구로 간주해 다주택 중과세를 면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부모를 돌보는 경우에만 이 같은 혜택이 적용됐다.

■지역 상인·기업 세부담 낮아진다

법인지방소득세 각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이 일괄적으로 0.1%포인트 인하된다. 국세인 법인세 세율도 함께 조정됐다. 전년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액이 8000만원 미만인 개인사업자는 사업소분 주민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는 기준이 ‘4800만원 미만’이었다. 사업자가 천재지변으로 재산상 손실을 입은 경우 법인지방소득세액의 일부가 차감된다. 기존에는 국세에만 적용됐다.

■재산은닉·세금포탈은 형사고발

감세로 인한 세수 감소의 대책 중 하나로 징수 관리가 강화된다. 재산은닉, 차명사업장, 위장이혼 등 악의적 체납처분 행위에 대한 추적 조사를 강화하고, 세무조사 과정에서 은닉재산이나 지방세 포탈 혐의가 발견되면 범칙사건조사로 전환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범칙사건조사는 세금추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세무조사와 달리,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형사 고발을 목적으로 하는 사법적 조사이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이 2013년 서울 서초동의 한 고액세금체납자의 집을 방문해 고급시계등 압류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출산 후 첫 주택 구매 취득세 최대 500만원 감면 추진

출산 전 1년부터 출산 후 5년 이내 무주택자가 집을 구입할 경우 500만원 한도에서 주택 취득세 전액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담겼다. 출산 장려책의 일환이다. 부과된 세금이 40만원 이하이면 납부지연가산세도 면제할 계획이다. 현재는 30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가능하다.

1주택자와 영세사업자들에 대한 한시적인 세제 특례도 연장할 계획이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낮춰주던 한시 특례를 3년 더 연장하고, 소득세를 감면받는 개인사업자에 대해 개인지방소득세도 감면해주던 특례 역시 3년 연장할 계획이다.

■공중화장실 불법 촬영 어려워진다

불법 촬영을 예방하기 위한 공중화장실 칸막이 설치기준을 담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돼,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이다.

개정된 시행령은 공중화장실 등 대변기 칸막이(출입문은 제외) 아랫부분은 바닥과 5㎜ 이내로 설치하도록 했다. 다만,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이용자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는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른 기준을 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또 대변기 칸막이 윗부분은 천장과 30㎝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대변기 칸막이 안에 개별 환기시설이 있는 경우 30㎝ 미만으로 설치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적용 범위에 해당하는 공중화장실 등이며, 21일 이후 공중화장실 등에 대변기 칸막이를 설치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지난 6월7일 광주 북구 본촌동 한 어린이공원 공중화장실에서 구청 기후환경과 공무원과 북부경찰서 순찰대원들이 불법촬영 카메라 탐지기를 이용해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민등록증 가지고 다닐 필요 없어진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주민등록증’이 발급된다. 발급 근거를 담은 주민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6월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시작된다.

그렇게 되면 실물 주민등록증을 챙길 필요가 없어진다. 온라인상에서는 물론 현장에서도 신분을 증명할 수 있어 실물 주민등록증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편의점 등에서 성년 확인은 물론이고 민원 서류를 발급할 때, 은행에서 계좌 개설 또는 대출 신청 시에도 모바일 주민등록증으로 신원증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행정안전부 제공

■내 기부금,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6월 입법예고를 거쳐, 현재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다. 내년 1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시행령도 기부금품을 모금하는 단체의 경우 모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면 관할 자치단체에 모집등록을 하고 10억원 이상이면 ‘모집 및 사용명세 보고서’를 등록청에 제출하고 기부통합관리시스템(1365기부포털, www.nanumkorea.kr)을 통해 공개하도록 규정한다.

개정안은 이 보고서 서식을 모집 연월일과 지급처명은 물론 사업 내용 등까지 기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부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기부금이 어디에 어떠한 사업에 쓰였는지를 기부통합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외국어 이름도 신분증에 다 들어간다

지난 6월 신분증에 들어가는 성명 글자 수를 한글 성명의 경우 19자, 로마자 성명의 경우 37자로 통일하는 ‘국가신분증 운영표준안’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성명으로 기재할 수 있는 최대 글자 수가 신분증마다 제각각인 데다 로마자 성명의 경우 장애인등록증에는 20자까지만 기재할 수 있어 성명을 제대로 표기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표준안은 모든 국가신분증에서 국민과 외국인의 성명이 온전하게 표기되도록 최대 글자 수를 통일했고, 신분증 신청 시 제출하는 사진의 규격도 가로 3.5㎝, 세로 4.5㎝ 여권용 사진으로 통일하도록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