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김민종' 국감장 나오나...마지막 증인 채택 신경전 뜨겁다

이윤주 2023. 10.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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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참고인 16인 채택
기업 총수 유명인은 최종 명단서 빠져 
상임위원 불만에 "10월 말까지 재협의"
배우 김민종.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건설사, 플랫폼 등 기업인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관심을 모았던 4대 그룹 총수(삼성, SK, 현대차, LG)와 정탁 포스코 부회장, 가수 겸 배우인 김민종 KC컨텐츠 대표는 1차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산자위는 지난달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10월 10일과 12일에 열리는 종합 국정감사에 부를 증인 11명과 참고인 5인 명단을 확정했다. 10일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는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이사와 서재희 방림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박 대표는 호반건설의 공공택지 '벌떼입찰'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서 대표는 국가산업단지 부지 매입 후 30년 이상 창고만 사용해 산단 발전을 저해한 것 아니냐는 물음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인 다섯 명도 태양광 발전 산업 침체 국가 산단 발전 문제를 진술하기 위해 이날 출석할 예정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SM그룹 제공

12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는 플랫폼 기업과 유통기업 대표 8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플랫폼 기업 중에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과 김주관 네이버 비즈니스 CIC 대표, 문태식 카카오 VX 대표 등이 증인 명단에 올랐다. 함 부사장은 과도한 수수료율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와 관련한 질의를, 김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량 유통 가품에 대한 특허청 관리·감독 현황 점검을 위해 증인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문 대표는 기술 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의혹 관련 질의를 위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이 밖에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협력사와 중소상공인들과의 협력 문제가,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구미 소재 기업을 인수한 뒤 일부 사업부를 폐지한 데 대해 지역 사회의 비판이 높아져 증인으로 호출됐다.


"간사 협의 안 되면 표결이라도" 1차 명단에 위원들 불만

명단을 정하는 과정에서 상임위원들의 불만도 나왔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가 신청한 증인 중 핵심은 빠지고 덜 중요한 분이 (합의 명단에) 들어갔다"며 김민종 KC컨텐츠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정 의원은 "(인천에) K-콘텐츠시티라는 7조 원 정도 되는 사업이 지금 이뤄지고 있는데 KC컨텐츠라는 회사가 그걸 주도하고 있다"며 "KC컨텐츠의 대표이사가 김민종씨로 아무런 이유도 논리도 없이 (증인 목록에서) 빠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민종씨는 7월 18일 등기이사로 됐고 그보다 2년 전에 해당 사업 초창기부터 깊숙이 K-POP 문화클러스터 사업 조성에도 참여했다"며 "라스베이거스에 1월 경제청장과 같이 출장을 가서 사전에 논의를 했고 대표이사로 취임할 때 갑자기 자본금이 수십 배 증폭되고 출장 갔을 때 여러 가지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도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증인 채택을 촉구했다.

당초 이장섭 민주당 의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후신인 한국경제인협회에 다시 가입하게 된 이유를 묻기 위해 4대 그룹 총수를 모두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신청했다. 하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들의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이 밖에 삼성물산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도 증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기업인 망신 주기 vs. 이때 아니면 언제 부르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21년 10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만 국감 마지막 날인 10월 27일까지 계속해서 여야 간 합의로 추가 증인이 채택될 수 있어 기업인들에 대한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산자위 야당 간사인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1차 명단은 여야 합의된 부분"이라며 "2, 3차 (증인명단) 채택 기회가 있는 만큼 위원들 말씀 무겁게 받아서 재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인의 국감 증인 채택을 두고 매년 상임위마다 설전이 벌어진다. 정당한 문제 제기를 위한 필수 작업이라는 주장과 국감 흥행을 위해 유명 기업인들을 불러 망신 주기로 끝난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환경노동위원회는 8월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이강섭 샤니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야당은 애초 허영인 SPC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여당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불발됐다.

교육위원회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 회장이 8월 태풍 카눈 발생 당시 포스코 사외이사들과 캐나다로 5박 6일 해외 출장을 가서 골프를 쳤는데 사외이사 중 대학 교수가 포함돼 청탁금지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따져보겠다는 말이다.

지난해에도 최태원 SK회장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강동석 SPL 대표와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해 상임위원들의 질타를 들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책임자(GIO)는 2017년, 2018년에 이어 2021년과 2022년 국감장에 불려 나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2018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국회에 불려 갔는데 2021년에는 세 개 상임위(정무위원회, 산자위, 과방위)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스스로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신청이 상식적이고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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