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도루 타율 0.231' 부상+부진 겪었지만…이제는 어엿한 빅리거, 배지환 ML '경쟁력' 증명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맛'만 봤던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빅리거로서 두 번째 시즌을 마쳤다. 부상으로 긴 공백기를 가졌었지만, '발'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배지환은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알투나 커브에서 83경기에 출전해 89안타 7홈런 31타점 63득점 20도루 타율 0.278 OPS 0.772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배지환은 지난해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로 승격돼 108경기에서 121안타 8홈런 30도루 타율 0.289 OPS 0.792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끝에 시즌 막판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배지환에게 주어진 기회는 분명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시간 배지환이 보여준 임팩트는 대단했다. 배지환은 시즌 막바지 빅리그에 콜업된 후 10경기에서 11안타 6타점 5득점 3도루 타율 0.333 OPS 0.829로 활약했다. 그 결과 올해는 '초청 선수'가 아닌 정식 선수로 빅리그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게 됐고, 개막전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배지환은 올 시즌 지난 4월 5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맞대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역전 결승 투런홈런으로 연결, 4월 1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는 시즌 2호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고, 한 달 동안 9개의 도루를 쌓으며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눈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5월로도 연결됐다.
배지환은 5월에는 홈런을 보태지 못했지만,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가장 먼저 10호 도루의 고지를 밟는 등 한 달 동안 타율 0.304 OPS 0.751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6월에서야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시즌 초반의 임팩트가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빅리그에 순탄하게 적응해 나가던 배지환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배지환은 6월 타율 0.159로 극심한 부진을 겪던 중 타격을 하는 과정에서 발목 인대를 다치는 부상을 당했다. 수술은 피할 수 있었지만, 당시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던 탓에 배지환은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지게 됐고, 8월 중순에서야 빅리그로 돌아왔다.
배지환은 자신의 강점인 빠른 발을 이용해 시즌을 치러나갔지만, 시즌 초반과 같은 '임팩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 결과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시즌 최종전을 마무리했다. 그래도 사실상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배지환이 선보인 활약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시즌 최종전 안타는 없었다. 배지환은 0-0으로 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마이애미 선발 라이언 웨더스와 3B-2S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볼을 골라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이날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면서, 배지환도 많은 타석에는 들어서지 못했다.
배지환은 0-0으로 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야 두 번째 타석에 임했고, 이번에는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웨더스의 4구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바깥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7회말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바뀐 투수 후아스카 브라조반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안타를 쌓지 못했다.
8회초까지 팽팽하게 맞서던 피츠버그는 8회말 3점을 뽑아내면서 승기를 잡았는데, 배지환의 타석 앞에서 공격이 끝나면서 더이상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배지환은 이날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고, 111경기에 출전해 104안타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타율 0.231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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