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명절 축포 쐈다’ LPGA투어 감격의 첫 승
[뉴스엔 이태권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루키' 유해란(21)이 한국 선수들간의 우승 경쟁 끝에 LPGA투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10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LPGA투어 월마트 NW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을 잡는 활약 속에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이에 최종합계 18언더파 195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2위 리네아 스톰(스웨덴)을 3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날 한국 선수들간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대회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4언더파로 2타차 앞선 채 최종라운드를 맞은 유해란이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으나 이어진 2번 홀(파5)에서 보기를 기록했고 5번 홀(파4)에서 다시 한번 보기를 기록하며 1타를 잃었다.
그 사이 한국 선수들이 추격에 성공했다. 유해란에 3타 뒤진 4위에서 경기를 시작한 신지은(31)이 전반에 이글을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나섰고 4타 차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김세영(30) 역시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김세영은 중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등 후반 초반 2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나서더니 14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1타차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첫 승 기회 앞에 유해란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첫 홀 버디를 잡아내며 이날 잃은 타수를 만회한 유해란은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데 이어 14번 홀(파5)에서는 세컨 샷을 홀컵 가까이 붙여 이글 기회를 만들었고 이를 차분하게 퍼트를 성공시키며 17언더파로 김세영에 1타 앞선 단독 선두가 됐다.
이후 김세영이 16번 홀(파4)에서 쓰리 퍼트로 보기를 하며 1타를 잃어 신지은, 리네아 스톰(스웨덴)과 유해란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김세영은 17번 홀(파3)에서도 버디 퍼트가 홀에 걸치며 아쉬움을 샀다. 김세영은 결국 최종합계 15언더파 198타로 비앙카 파그단가난(필리핀)과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여유가 생긴 유해란은 김세영과 신지은이 보기를 기록했던 16번 홀에서 오히려 버디를 잡아내며 2타차 선두로 앞서 나갔다. 이후 유해란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자신의 LPGA투어 첫 승을 자축했다. 우승 순간 유해란은 만세를 부른 뒤 캐디와 포웅을 나눴다. 김세영은 유해란에 축하 샴페인을 뿌리며 LPGA '막내'의 첫 승을 축하했다.
이로써 지난해 LPGA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으로 합격하며 올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유해란은 LPGA투어 공식 데뷔 후 20번째 LPGA투어 출전만에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올 시즌 11번째로 생애 첫 LPGA투어 우승을 거둔 챔피언이다. 특히 LPGA투어 데뷔전부터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그동안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서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단 하루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LPGA투어 첫 승을 장식해 의미를 더했다. 우승 상금은 34만 5000달러(약 4억 6700만원)다.
또한 유해란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LPGA투어에서 정상에 오른 49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올 시즌만 놓고 본다면 지난 3월 HSBC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지난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정상에 오른 고진영에 이어 2번째 승전보를 전한 한국 선수이자 2008년 이선화, 2009년 신지애, 2013년 박인비, 2015년 최나연, 2017년 유소연, 2019년 박성현에 이어 이 대회에서 우승한 6번째 한국 선수다. 올 시즌 신인상 경쟁 선두를 달리는 유해란은 루키 중 5번째로 LPGA투어 챔피언에 오르며 신인상 선두를 공고히했다.
유해란에 이어 최종합계 16언더파 197타의 리네아 스톰(스웨덴)이 준우승을 차지했고 신지은이 김세영이 속한 공동 3위 대열에 합류하고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은 시즌 2번째 톱10, 신지은은 시즌 3번째 톱10을 기록했다.
(사진=유해란)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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