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명 사는 섬에 사슴은 수백 마리…‘집단민원’ 해법은?
[앵커]
섬 전체 주민보다 훨씬 많은 수백 마리의 사슴 때문에 전남 영광군의 섬, 안마도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농작물 피해나 산림 훼손이 심각하기 때문인데요.
참다 못한 주민들이 국민권익위에 집단 민원을 넣었는데, 어떤 해법이 나올까요?
정재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남 영광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주민 140여 명이 사는 섬 안마도가 나옵니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사슴 무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슴 개체 수가 수백 마리로 늘면서 무엇보다 농작물 피해가 큽니다.
[강용남/전남 영광군 신기리 이장 : "고구마를 심어서 한 4~5년 동안을 제가 하나도 못 해 먹고 말았어요. 그물을 다 덮고 그래도 소용이 없어요. 그냥 막 발로 파갖고 주둥이로 해서 다 먹어버리는데…"]
한 축산업자가 녹용을 얻기 위해 1980년대 사슴 10여 마리를 기르다 방치하면서 개체 수가 늘고 야생화됐습니다.
산 곳곳이 맨땅으로 변했습니다.
[장진영/안마도 청년회장 : "묘도 막 다 파헤치고, 산도 다 갈고 막. 그러니까 사슴을 어떻게 없애야지...지금 섬 보시면 섬이 다 깎였어요 많이. 민둥산처럼 돼 버렸어요."]
먹이가 부족해지자, 사슴들은 안마도 인근 5개 섬으로 헤엄쳐 가 새로 터를 잡기도 했습니다.
축산법상 사슴은 가축으로 분류돼 있어 함부로 잡을 수 없습니다.
[김삼중/안마도 개발위원장 : "사슴, 염소 이런 것은 전부 가축으로 들어가서 법 제도상 총포로 잡을 수도 없고…"]
권익위가 설문조사를 했더니, 안마도처럼 고립된 지역에서 야생화된 가축으로 피해가 생기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자는 데 73%가 동의했습니다.
61%가 총기 등으로 포획하자고 했고, 가축 버린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에는 83%가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사람 잘못으로 시작된 문제를 동물의 생명 침해로 해결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권익위는 지난달부터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영광군과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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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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