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죽는 사람 널렸는데…‘이상한 세계의 지독한 명품 사랑’
북한이 사치품을 ‘부르주아 사상문화’ 또는 ‘반사회주의적 행태’라며 단속하고 있지만 김정은을 비롯한 최고위층은 명품 사랑을 보여주는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청소년들 속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침투시키려는 적들의 책동을 혁명적인 사상문화로 압도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선노동당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이 최근 러시아 전투기 공장 방문 당시 약 1000만 원짜리 프랑스 명품 ‘크리스찬 디올’ 핸드백을 들고 있는 모습이 보도 중 포착됐다.
또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지난 9월 16일 사진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든 가방이 이탈리아 고가 브랜드 구찌의 희귀 제품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최 외무상이 든 가방이 타조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지금은 단종됐지만 아이슬란드의 한 중고품 거래 웹사이트에서 1만달러(약 13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행단 가운데 현송월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저렴한 중국제로 보이는 핸드백을 들었다. 해당 가방은 중국 웹사이트에서 8달러(약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매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북한 주민 가운데 1000만명 이상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렸다는 유엔 보고서를 인용하며 북한 최고위층과 일반 주민들의 생활 수준에 극심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김주애의 검정색 외투에는 사각과 마름모 패턴 무늬가 보인다. 이 제품은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다운 재킷’으로 추정된다. 공식 판매가는 1900달러(한화 약 240만원)다.
김정은은 어릴 적 유학생활을 했던 스위스의 시계에 대한 애착이 깊다.
지난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고 연설하며 애민 지도자 연출을 했다가 그날 1400만원대 스위스 IWC사(社)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손목 시계를 찬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김정은은 ‘명품 차량’ 욕심도 남다르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와 마이바흐 S62를 전용 의전차량으로 이용한다. 해당 차량들 역시 대북제재 대상이지만, 일반적인 무역 거래 물품으로 위장해 중국을 거쳐 반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정보당국 보고 등에 따르면 지난 1~7월 북한 내의 아사 인원은 알려진 것으로만 무려 240여 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경우와 그간 누적된 수를 합하면 이보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국가정보원도 국회 보고에서 연간 기준 80만t 정도의 쌀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있다. 통일부도 지난 3월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자닌 자데-커밍스 호주 디킨대 인도주의 리더십센터 부소장은 “엘리트 계층이 그 나라 일반 시민이 사기 어려운 디자이너 제품을 걸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북한의 경우는) 초엘리트들과 평균적 북한 사람의 삶 사이의 엄청난 차이를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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