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더 늦게 받는다?...총선 앞 연금 개혁 지지부진
[앵커]
국민 노후 문제가 걸린 국민연금이 20여 년 뒤에는 고갈 위기에 몰린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 '연금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선 납부는 더 하고 수령은 미루는 방향으로 큰 틀이 잡혔는데, 실제 법을 개정해야 할 국회는 좀처럼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또 무엇이 걸림돌인지, 이준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금의 제도로 운용했을 때, 2055년이면 국민연금은 바닥이 난다."
지난 4월, 국민연금공단이 스스로 계산해 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연금 개혁이 시급한 이유인데 지난달 1일 공단 측이 발표한 중간 보고서를 보면, 일단 '더 내고,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큰 윤곽은 잡혔습니다.
보험료율을 최대 18%까지 올리고 연금 수령 시작 시기는 최고 68살까지 미루는 대신, 기금 투자 목표 수익률을 올려 기금 고갈을 늦추거나 막겠다는 18가지 시나리오를 제안한 겁니다.
[이기일 / 보건복지부 제1차관 : 17년간 미뤄왔던 연금 개혁을 상생의 연금개혁으로 추진해나가겠습니다.]
공단 측이 최종 보고서를 확정하면 정부는 이를 반영해 이번 달 개혁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실제 법 개정을 통해 개혁에 '도장'을 찍을 권한을 가진 국회의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애초 6개월이었던 국회 연금개혁특위 활동 시한을 지난 4월 한 차례 연장했지만, 핵심 쟁점들이 정리되지 않아 이번 달 추가 연장에 여야가 합의한 상황입니다.
[김연명 /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 : 최근에 연금 개혁이 굉장히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으나 의견이 좀 모이기보다는 굉장히 갈라지는 양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을 하고….]
가장 뜨거운 화두는 개개인의 생애 평균소득에서 내가 받을 연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소득대체율'입니다.
OECD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65∼75%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이 40%까지 떨어졌고, 일각에선 이를 끌어올려 '더 받는' 방안이 보태지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의 존재 의의가 흔들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득대체율을 올릴수록 기금 고갈 부담은 더 커진다는 '딜레마'입니다.
[강은미 / 국회 연금개혁특위 위원 (정의당) : 저는 '노후소득 보장은 국민연금이 책임질 테니 보험료를 조금 더 내자' 이렇게 저는 설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종균 /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 현재 기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급격한 고령화라든가 현재 보험료 수준 갖고는 그것이 미래의 재정 안정을 담보할 수 없기에….]
여기에 소득 하위 계층에 지급하는 기초연금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 정부의 지급 보증을 명문화 할지, 정부 재정은 얼마나 투입할지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한둘이 아닙니다.
[배준영 / 연금개혁특위 위원 (국민의힘) : 제가 볼 때는요. 이게 결국에는 국가가 지급 보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
어떤 결론을 내리건 기금이 바닥나지 않으려면 젊을 때 '더 내야' 하는 대전제만큼은 피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는 모이고 있습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여야가 총대를 메고 개혁에 '점'을 찍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가입자 7만 명이 줄어들며 신뢰도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조만간 국민 설득을 위한 공론화 절차를 밟기로 한 국회 연금특위가 과연 총선 전 21대 국회 임기 안에 연금개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촬영기자: 박재상
영상편집: 정치윤
그래픽: 홍명화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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