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 김성태 "총선 준비는 '당'의 몫…대통령실 리드 안 돼"

허주열 2023. 10. 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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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7석, 이 자체가 위기…중도 지향, 인재 조기 투입 필요"
"서민, 취약계층, 노동자 아우르는 정치에 모든 것을 걸었다"

김성태 국민의힘 강서을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2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진영 논리를 지양하고, 중도 지향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탈환하려는 지역구에 인재를 조기에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동 사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는 김 위원장. /임영무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강서구=허주열 기자] 정치가 사라졌다. 그렇다고 정치의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니다. 여야 극한 대치 속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정기국회가 끝나면, 각 당은 22대 총선 대비 체제로 돌입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정당은 없다. 어느 누구도 현시점에서 내년 총선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달 18~19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내년 4월 총선에서 지역구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고 물은 결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1.6%,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1%로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5%포인트였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국민의힘 39.8%, 민주당 38.5%로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1.3%p에 불과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진영 논리에 휩싸이는 모습 '지양'…중도 지향적 정책 필요"

이 가운데 국민의힘 안팎에선 지속적으로 '수도권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지난 총선처럼 대패하면, 과반 의석 확보가 불가능하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 강서을 당협위원장도 지난 20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굳이 부정해선 안 된다"며 공감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수도권 위기의 본질은 현실을 인정해야 극복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지금 (21대 국회에서) 수도권 121석 중 우리가 17석(서울 9석, 인천 2석, 경기도 6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자체가 수도권 위기"라며 "그렇다고 일찌감치 위기감에 자신감을 잃고, 승리를 위한 총선 전략 준비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걸 극복해야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과반 의석을 만들 수 있다"며 "수도권 유권자 정서는 대단히 객관적이고, 균형적이고, 합리성을 추구한다. 진영(이념) 논리에 휩싸이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 중도를 지향하는 중도 지향적 정책과 국정운영에 있어 과거 적폐를 청산하고, 개선하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김성태 국민의힘 강서을 당협위원장이 서울 강서구 방화동 사무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 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아울러 김 위원장은 "수도권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가지기 위해선 각 후보자의 개인기와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으면서도 역량과 능력이 겸비된 좋은 인적자원을 하루빨리 수도권에 투입해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일괄 공천 방식으로 후보자들을 정할 텐데, 아무리 유능하고 역량과 능력이 겸비된 인지도 있는 후보라고 해도 한 번에 공개하면 돋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21대 총선에서 확보한 수도권 의석이 매우 적은 만큼 탈환하고자 하는 지역에 유능한 인재를 지금부터 차례로 투입해서 총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한 번에 대거 새로 영입된 인재를 공개할 경우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몇 명만 눈에 띄고, 다른 후보자들은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연장선에서 작금의 국민의힘 행보에 대한 쓴소리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 극복을 위해 민주당을 사당화하는 모습에 대해서 우리가 많은 비판 목소리를 냈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집권당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집권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잘 뒷받침하기 위해서, 당이 실질적인 국민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민의 고언을 실제로 반영하려는 단호한 의지와 직언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국민 신뢰를 확보하는 문제 역시 당의 몫"이라며 "어떤 경우든 대통령실과 윤 대통령을 모시는 주변에서 내년 총선을 리드해나가는 모습은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다"며 "이제 총선이 7개월 남았는데, 총선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고,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으로서 가감 없이 국민 목소리를 대변할 강단과 결기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배출한 집권당으로 국민 목소리 대변할 강단 갖춰야"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방향성 수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외교·안보와 관련한 국정운영을 큰 틀에서 얼개는 다 잡았다. 또 국가 정체성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기반을 확고히 각인하고, 구축하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국민께 다 읽혔다고 본다"며 "이제는 국민 통합, 실용주의적인 측면에서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사구시 정책이 있어야 한다. 그 역할을 당이 앞으로 당정 협의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본령은 서민, 노동자, 취약계층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무 기자

끝으로 김 위원장이 꿈꾸는 정치적 지향점과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정치인의 본령은 누가 뭐라 해도 서민, 노동자, 취약계층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가진 자, 기업, 사회적 강자의 입장은 앞으로 제가 정치를 하더라도 우선이 될 수 없다. 불우한 여건과 환경에서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고자 하는 사람들에 힘을 보태고, 또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게 올바른 정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나는 뛰어난 학출(학생운동권 출신 노동운동가)도 아니고, 고관대작 정치인 집안의 자식도 아니다. 후광 없이 오로지 맨몸으로 20대 후반에 가족 생계와 제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서 2년여간 노동을 하는 등 처절한 삶을 자양분으로 보수정당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며 "보수정당은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 좀 약했다. 하지만 저는 오로지 서민, 취약계층, 노동자를 아우르는 정치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산업화·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됐다. 국민들의 시민사회, 민주주의 인식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다"며 "정치가 편협되고, 진영 논리에 휩쓸릴 때 시민사회와 노동운동계가 균형을 잡아주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수준 높은 시민사회 인식이 정치를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 노(노동자)·사(사용자)·민(시민사회)·정(정부) 대타협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살아 숨 쉬는 정치를 선도하는 기반을 갖추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정치적 포부를 밝혔다.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 강서을 당협위원장은 누구? 1958년 경상남도 진주 출신. 노동운동가 출신 보수정당 정치인으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서울시의원(비례대표), 서울 강서을 18~20대 국회의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원내대표 시절 '드루킹 특검' 도입을 위해 국회 본청 앞에서 9박 10일간 노숙 단식 투쟁을 해서 관철시켰다. 이 일을 계기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드루킹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가게 돼 민주당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2019년 딸의 KT 입사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2020년 7월부터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에 일조했고, 최근 강서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돼 현역 의원 복귀를 준비 중이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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