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이기면 유니폼 벗고 가아죠" 직관한 동포는 보람을 찾았다, '소림축구'도 무색 [항저우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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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편파 판정은 없었다.
중국의 '5만 짜요' 부대의 위압감은 상당했고 중국 선수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거친 플레이로 한국을 괴롭혔지만 일찌감치 앞서간 덕분에 중국 선수들로서도 신경전보다는 더욱 경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중국 선수들은 '양발 태클'을 가하며 한국 선수들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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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 스타디움(Huanglong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시작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4강에서 만날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이날 앞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전에서 2-1 승리를 거둬 4강에 선착했고 한국의 승리로 5년 만에 맞대결이 성사됐다. 오는 4일 오후 8시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장소에서 결승 진출을 두고 맞붙는다.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중국에 매우 강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국한을 해도 17차례 맞붙어 12승 3무 2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그만큼 중국으로서도 한국은 두려운 존재였다.
이날 경기장은 5만여 중국 팬들이 가득 메웠다. 그 흔한 '대한민국' 구호는 들리지 않았다. 그 이유를 경기 전 확인할 수 있었다.
열성적인 중국 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길수씨는 "아까부터 따가운 중국 팬들의 시선이 느껴진다"는 그는 "대승하면 유니폼을 갈아입고 가야할것 같다. 소리높여 응원하기 보다는 조용히 지켜보려고 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팬들은 한국이 공을 잡거나 좋은 플레이를 거둘 때 엄청난 야유를 쏟아냈다. 중국이 공만 잡아도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내는 것과 대비됐다.
한국은 전반 홍현석의 환상적인 프리킥골과 조영욱-송민규로 이어지는 추가골로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중국 선수들은 '양발 태클'을 가하며 한국 선수들을 압박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을 영리하게 감정적으로 맞서지 않고 잘 피하며 부상을 피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황선홍 감독은 "좋은 승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준 중국팀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며 "많은 축구 팬들이 즐거우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 골이 경기에 안정감을 줬다. 이제 두 걸음 남았다. 선수들과 앞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팬들에 가려졌찌만 1시간 반 혹은 그 이상의 발걸음을 하며 경기장을 찾은 동포들이 있었다.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5만 중국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도 경기장을 직접 찾았고 이날 중국을 압도하는 한 수 위 경기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에 대한 자부심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항저우=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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