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석-송민규 골에 5만 관중 침묵…中 국경절 찬물 끼얹은 韓 축구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0. 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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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AG 축구 8강전
전반 2골 앞세워 2대0 승
4일 우즈베크와 준결승전
거친 중국에 효율적 전술 운영
후반 이강인 투입, 내내 주도권

◆ 항저우 아시안게임 ◆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중국과의 경기. 한국 홍현석이 팀 첫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은 중국 최대 기념일인 국경절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이 열린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역시 국경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관중석에는 5만여 중국 팬들이 ‘찌아요(加油‧힘내라)’를 외치며 이날 경기를 앞둔 자국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그러나 축제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전반 18분 홍현석이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 골을 터뜨리자 관중석에 정적이 흘렀다. 이어 전반 35분 송민규의 추가골이 터지자 중국 관중들은 더욱 얼어붙었다. 이 분위기를 이어 한국 축구는 국경절을 맞이한 중국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아시안게임 축구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홍현석, 송민규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중국을 2대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6회 연속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4일 오후 9시 우즈베키스탄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 정우영 등 에이스급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조영욱, 송민규를 선봉에 내세우는 변칙 작전을 세웠다. 중국의 거친 플레이에 체력 소모를 우려해 후반 도중 적절한 시간에 이강인, 정우영을 넣겠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예상대로 중국은 초반부터 거칠게 나섰다. 수비 5명을 세우는 등 두터운 수비 전략으로 한국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그러나 한국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7분 조영욱의 헤더를 시작으로 꾸준하게 골문을 두드린 한국은 전반 18분 마침내 중국의 골문을 열었다. 수비수 황재원이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홍현석이 왼발로 감아찼고, 이 공은 그대로 중국의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홍현석은 중국 관중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의미를 담아 손가락으로 ‘쉿’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중국과의 경기. 팀 두번째 골을 넣은 송민규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전반 30분이 돼서야 첫 슈팅을 기록하는 등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 기세를 이어 전반 35분 추가골을 넣어 점수 차를 벌렸다. 오른 측면을 돌파한 조영욱이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중국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송민규가 밀어넣었다.

전반 막판 중국이 역습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위기가 있었다. 무실점으로 전반을 잘 막은 한국은 후반에도 내내 주도권을 쥐었다. 황 감독은 후반 20분 안재준, 고영준, 송민규를 빼고, 엄원상, 정우영, 이강인을 투입시키면서 고삐를 더 당겼다. 이강인은 후반 종료 직전, 직접 프리킥을 시도해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도 보였다.

중국은 경기 내내 탄탄한 벽을 구축한 한국 수비진을 전혀 뚫지 못했다. 한국은 상대의 거친 플레이를 효과적인 전술 운영으로 이겨내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항저우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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