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최지훈이 말하는 ‘사건의 재구성’··· 기묘했던 3회, 대체 무슨 일이?

심진용 기자 2023. 10. 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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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최지훈이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 첫 경기 홍콩전 3회말에서 상대 우익수의 다이빙 캐치 때 귀루가 늦어 2루에서 포스 아웃 판정을 받은 후 당혹스러와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열린 야구 대표팀의 첫 경기 3회말은 의문의 연속이었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도, 현장에서 지켜보는 취재진도 상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작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날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홍콩을 10-0 8회 콜드로 이겼다. 원태인부터 정우영, 최지민, 장현석, 박영현까지 투수진이 8이닝 동안 단 2안타에 사사구 1개만 내줬지만 경기 종료까지 3시간 가까이 걸렸다. 3회말 이해하기 어려운 심판진의 경기 운영으로 20분 가량 경기가 중단된 탓이다.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무사 1, 2루에서 강백호가 잘 때린 타구를 홍콩 우익수가 몸을 날려 잡았다. 1루 주자 노시환, 2루 주자 최지훈 모두 판단이 성급했다. 1루 주자 노시환은 2루 주자 최지훈을 추월까지 했다. 선행 주자를 추월하면 후행 주자는 자동 아웃이다. 여기에다 최지훈의 귀루까지 공보다 늦었다.

삼중살이 선언돼야 했다. 강백호가 뜬공 아웃, 노시환이 주자 추월로 아웃, 귀루가 늦은 최지훈이 포스 아웃으로 아웃카운트 3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판진은 우왕좌왕했다. 노시환의 선행 주자 추월을 보지 못한 듯 했다. 최지훈의 귀루가 늦었다고 판단해 2루에서 아웃을 선언하고도 오락가락 했다. 2루에서 아웃 당한 최지훈에게 1루로 돌아가라고 지시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양측 벤치가 차례로 나와 항의하는 등 승강이가 이어진 끝에 상황이 수습됐다. 2루 주자 최지훈은 아웃, 1루 주자 노시환은 세이프로 정리됐다. 2사 1루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야구 대표팀 노시환이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예선 첫 경기 홍콩전 8회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사건의 한 당사자인 노시환에게 당시 상황을 물었다. 노시환은 선행 주자 최지훈을 추월했다고 인정했다. “무조건 점수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고 아쉬워 했다. 경기 초반, 홍콩 투수들의 느린 공에 제대로 대체하지 못해 1점 밖에 내지 못햇던 탓이다. 추가점을 내야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고 했다.

노시환은 “저는 이미 주자를 추월을 해서 아웃이 된 거였는데 심판들이 몰랐던 것 같다”며 “그래서 제가 1루로 다시 가게 된 상황 자체가 좀 의아했다.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2루에서 아웃 선언이 된 최지훈을 당초 1루로 보낸 판단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노시환은 “(최)지훈이 형이 베이스를 좀 늦게 밟았다고 하더라”고 했다. 일단 2루 아웃 판정은 맞았던 셈. 노시환은 “지훈이 형도 제가 앞만 보고 달리니까 좀 당황 했던 것 같다. 추월당하면 안되니까. 그러다가 2루로 갔는데 좀 늦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결국 결과만 놓고 보면 삼중살이 돼야 할 게, 더블아웃만 됐고 홍콩이 손해를 본 셈이다.

최지훈도 같은 설명을 내놨다. “(노)시환이를 보고 당황하는 바람에 2루에 빠르게 못 들어가서 아웃이 됐다”며 “그런데 심판쪽에서는 저를 1루로 돌려보내고 시환이하고 (강)백호를 아웃시키더라”고 했다. 최지훈은 “그냥 트리플(삼중살)이 맞다. 맞는데 저를 엉뚱하게 1루로 보내더라. 커뮤니케이션도 안되고, 심판들도 그냥 못 본 것 같다”고 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경기 후 “강백호의 타구가 숏바운드가 아니라 캐치된 것이 맞고, 2루 포스 아웃 판정이 맞다면 트리플이 맞다”고 했다. 류 감독은 “아무래도 저쪽에서 (노시환이) 지나간 걸 못본 것 같다”고 했다.

심판진의 운영 미숙으로 삼중살은 면했지만, 결국 주루 미스를 한 셈이다. 류 감독은 “타구 판단이 좀 빨랐다. 완전히 안타가 되는 걸 보고 출발했으면 그런 일이 안 생기는데 당연히 안타라고 생각하니 그런 플레이가 나온 것”이라며 “내일은 그런 미스 플레이가 안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항저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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