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세터는 합격···콜드게임 속 희비, 대만전 관건은 중심타선이다
한국 야구가 낯선 라인업으로 첫승을 거뒀다. 금메달로 가기 위해 조별리그에서 거쳐야 할 가장 큰 산, 대만전을 하루 앞두고 사실상 ‘실전 점검’이었어야 할 홍콩전을 치렀다. 강한 테이블세터를 확인했고 주전 대부분이 경기 후반에는 안타를 신고하며 몸을 풀었다. 2일 대만전에서는 결국 침묵한 중심타선의 활약이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홍콩을 10-0으로 꺾었다. 7회까지 3점밖에 뽑지 못하다가 8회말 대거 7득점을 올려 10-0을 만들며 경기 종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표팀은 출발 전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세대교체를 위해 자체적으로 만 24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고 뽑다보니 KBO리그 성적을 기준으로 기량과 명성이 이전 대표팀에 훨씬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정후의 부상 이탈은 대표팀 야수 자원의 힘을 크게 떨어뜨렸다. 첫 경기인 홍콩전은 야수들이 이 우려를 먼저 깨야 하는 경기였다.
단기전인 가을야구처럼 국제대회도 늘 대회 초반에는 답답한 공격력으로 출발하기 쉽다. 게다가 이날 선발 출전한 타자들 중 프로 데뷔후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는 타자는 1번 김혜성, 2번 최지훈, 4번 강백호밖에 없다. 문보경, 윤동희, 박성한, 김형준, 김성윤까지 5~9번 타자는 모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긴장 혹은 부담 속에 첫 국제대회 첫 경기에 나선 타자들은 경기 초반 꽉 막힌듯 답답한 흐름으로 경기했다. 앞서가기는 했지만 상대가 약체 홍콩이라는 점에서 3-0은 전혀 만족할 수 없는 점수차였다. 그러나 투수들이 무실점으로 버틴 끝에 8회말 줄줄이 안타를 치고 출루하면서 7득점, 이날 13안타로 10득점을 올려 콜드게임으로 첫승을 완성했다.
테이블세터로 나선 국가대표 경력자 김혜성과 최지훈이 맹활약했다. 1번 김혜성은 8회 콜드게임을 완성시킨 한국의 10타점째를 올리면서 6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2번 최지훈은 5타수 3안타 2득점을 올려 상위 1~2번 타순에서만 이날 한국이 친 13안타의 절반인 6안타를 뽑아냈다. 결국은 대표팀 경험이 많고 상대적으로 리그에서 주전 경력이 오래 돼 큰 경기 경험도 많은 김혜성이 1번 타자임에도 ‘해결사’ 역할을 했다.
반면 국제대회마다 대표팀 성패를 좌우했던 중심타선은 침묵으로 출발했다. 노시환-강백호-문보경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했는데 합쳐서 8타수 2안타 2타점에 그쳤다. 노시환이 볼넷 3개를 골라내며 2타수 1안타로 8회 마지막 타석에서 타점을 뽑았고, 문보경도 2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반면 4번 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4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한국이 2일 상대해야 할 대만은 투·타 모두 강력한 전력으로 구성해 현재 한국이 일본보다 더 경계하고 있는 상대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약체 태국을 12-1로 격파했다. 강한 상대와 경기에서는 접전이 된다면 결국 장타력을 앞세운 중심타선의 활약이 승패를 좌우한다. 국제대회 경험이 가장 많고 대표팀 합류 전 리그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았던 강백호와 홈런 1위 노시환이 해결사 면모를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는 프리미어12, 도쿄올림픽, WBC까지 프로 경력에 비해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만 4번 타자로 고정돼 대회를 치른 적은 한 번도 없어 부담감을 소화하는 것도 관건이다.
대만전을 접전으로 가기 위한 필수 조건은 투수들의 호투다. 앞서 2020 도쿄올림픽과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와르르 무너졌던 것과는 반대로 이번 대회에서는 일단 마운드는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리그를 치르며 절정의 페이스에서 합류한 투수들이 모두 가볍게 출발했다.
선발 원태인이 4이닝을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하면서 출발한 뒤 불펜에서는 정우영, 최지민, 장현석, 박영현이 차례로 등판해 모두 1이닝 무실점으로 한 점도 주지 않았다. 상대가 약체 홍콩이었고, 유일한 고교생인 장현석이 몸에 맞는 볼과 폭투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최근 국제대회에서 보였던 심각한 제구 불안의 투수는 없었다. 한국은 홍콩 타선을 2안타로 무실점으로 막아 확실한 수준 차를 보여줬다.
다만 8회초까지 불과 3점 차로 앞서다보니 고우석을 제외하고 대만전에서도 필승카드로 기용해야 할 투수들이 모두 나가 대만전에서는 접전 속 연투를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하게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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