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관중 얼음' 홍현석 환상골+입단속 세리머니까지... 4강행 황선홍호, 이강인-정우영도 아꼈다 '우즈벡과 리턴매치 성사' [항저우 Live]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 스타디움(Huanglong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홍현석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과 송민규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4강에서 만날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이날 앞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전에서 2-1 승리를 거둬 4강에 선착했고 한국의 승리로 5년 만에 맞대결이 성사됐다.
오는 4일 오후 8시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장소에서 결승 진출을 두고 맞붙는다. 우즈베키스탄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에 결승 진출을 앞두고 한국과 만나게 됐다.
5년 전 한국과 8강 무대에서 격돌했으나 연장 혈투를 치렀고 황의조의 해트트릭과 연장전 황희찬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당시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우즈베키스탄전이 가장 힘든 경기였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 전반전 : 홍현석 환상적 프리킥골-송민규 추가골! 우려했던 홈 어드밴티지, '5만 짜요 부대' 외엔 없었다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중국에 매우 강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국한을 해도 17차례 맞붙어 12승 3무 2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전날 여자 축구 북한과 8강전에서 납득할 수 없는 판정에 울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도 주심의 휘슬은 우리에게만 엄격하게 적용됐고 1-1 동점에서 억울한 퇴장 판정까지 받으며 수적 열세 속에 결국 1-4로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지소연은 이례적으로 격한 항의까지 했다.
전력의 핵심인 이강인과 5골을 넣은 정우영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황선홍 감독은 최전방 안재준을 비롯해 조영욱과 송민규를 측면에, 고영준, 홍현석, 백승호로 중원을 꾸리고 백4를 황재원, 이한범, 박진섭, 박규현으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이 꼈다.
전반 초반 우려했던 것과 달리 주심의 판정에 큰 문제는 느껴지지 않았다. 전반 9분 코너킥에서 백승호가 짧은 패스로 주고 답은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아쉽게 상대에 막혔다.
고영준이 왼쪽 측면 돌파 후 오른발 바깥쪽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조금씩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중국이 조금이라도 공격적 흐름을 가져갈 때마다 5만여 관중들은 "짜요(힘내라)"를 외쳤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좀처럼 위축되지 않았다.
끊임없이 기회를 노리던 한국은 전반 16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홍현석과 백승호가 나란히 좌우에 섰고 홍현석의 발을 떠난 공은 그림 같은 궤적을 그리며 골대 오른편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 21분 안재준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공을 공격에 가담한 황재원이 정확히 머리에 맞춰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프리킥골 상황을 제외하고는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전반 34분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조영욱이 오른쪽 측면 돌파 후 깔아준 크로스를 중국 골키퍼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송민규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2-0 리드를 안겼다.
■ 후반전 : 이강인-정우영-엄원상도 감각 조율, 우즈벡전 완벽 대비
황선홍 감독은 후반전 교체 없이 그대로 선수들을 투입시켰다. 중국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 등을 아껴두기 위함이었다. 부상의 우려가 따르는 상황 속에 핵심 카드를 굳이 투입할 이유가 없었다.
후반 6분 아찔한 상황이 나왔다. 경합 상황에서 공이 이미 빠져나간 뒤에 허위퐁이 격하게 뒤에서 고영준의 발을 가격했다. 고영준이 한동안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스럽게도 큰 부상은 아니었다.
후반 17분 좋은 자리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중국이 거친 태클로 반칙을 범했다. 마침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이 투입됐다. 고영준과 안재준, 송민규가 빠졌다. 전반에 골을 터뜨렸던 홍현석이 다시 키커로 나섰다. 다시 한 번 날카로운 킥이 골대로 날아들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골라인 아웃이 됐다.
패배를 직감한 것일까. 중국의 '소림축구'가 시작됐다. 박규현과 경합을 벌이던 중국 선수가 발을 휘저었고 박규현을 가격하려는 듯 발을 휘두르기까지 했다.
후반 30분엔 홍현석을 빼고 정호연을 투입했다. 완벽한 활약을 펼친 홍현석에게 휴식을 부여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후반 40분 박규현이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들것에 실려나왔고 벤치에서 준비하고 있던 설영우가 곧바로 투입됐다. 황재원이 왼쪽으로, 설영우가 오른쪽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한국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경기를 운영했다. 중국은 조급함에 공격을 펼쳤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거친 플레이로 한국 선수들을 압박했지만 선수들은 노련하게 피해가며 경기를 기분 좋게 끝마쳤다.
항저우=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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