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같던 첫 경기, 8회 ‘빅 이닝’으로 해갈··· AG 야구 대표팀, 홍콩전 콜드 승 출발

심진용 기자 2023. 10. 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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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김혜성이 8회말 10-0 콜드 승을 결정 짓는 적시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 대표팀이 1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홍콩을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경기 내내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지만, 8회말 대량 득점으로 만회했다.

대표팀은 1회말 최지훈의 내야안타와 노시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 문보경의 우전 안타로 선제점을 냈다. 4회말에는 1사 만루에서 김혜성이 우익선상 2루타로 2점을 더 냈다.

대표팀은 그 외에도 매 이닝 찬스를 잡았지만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KBO 투수들과 전혀 다른 홍콩 투수들의 구속에 말려들었다. 전광판 기준 빠른 공이 120㎞ 전후, 느린 공은 100㎞가 채 나오지 않았다. 범타가 이어졌고, 타이밍을 놓친 헛스윙 삼진도 있었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1회말 1사 1·2루에서 삼진, 4회말 2사 만루에서 삼진을 당했다. 강백호는 선두타자로 나온 7회말까지 이날 경기에서만 3차례 삼진을 당했다. 3회 잘 때린 타구가 우익수 다이빙 캐치에 막히기도 했다. 6회말 1사 2·3루 찬스에서는 2번 최지훈이 2루 땅볼, 3번 노시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점수를 내지 못했다.

‘빅 이닝’ 갈증은 8회말 풀렸다. 노시환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문보경의 밀어내기 볼넷, 윤동희의 2타점 2루타에 상대 실책과 박성한의 희생플라이 등을 묶어 6점을 냈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다시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이 2사 1·2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콜드게임 승리를 확정 짓는 10점째를 올렸다. 콜드게임은 5회 이후 15점 이상, 7회 이후 10점 이상 점수 차에 적용된다.

경기는 어수선했다. 3회가 특히 그랬다. 심판진의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20분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대표팀은 3회말 선두타자 최지훈의 기습번트와 노시환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강백호가 우측 방면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홍콩 우익수가 몸을 던져 잡았다.

여기서부터 상황이 이상해졌다. 1루 주자 노시환이 타구를 제대로 보지 않고 전력 질주해 2루 주자 최지훈을 추월했다. 규정대로라면 여기서 노시환이 자동 아웃.

귀루하던 최지훈이 2루 베이스를 밟는 것과 거의 동시에 홍콩 야수가 던진 공이 2루에 도달했다. 심판은 2루 포스 아웃을 선언했다. 최지훈이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며 귀루했고, 홍콩의 중계 플레이는 예상보다 더 깔끔했다.

심판의 2루 포스 아웃 판정이 내려진 이상 여기서 삼중살로 공수 교대가 돼야 했다. 강백호가 뜬공 아웃, 노시환이 주자 추월로 아웃, 그리고 귀루가 늦은 최지훈의 포스 아웃으로 아웃 카운트 3개가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심판진은 대표팀 이종열 1루 코치의 항의를 듣고는 이미 더그아웃에 들어가 있던 홍콩 야수들을 다시 그라운드로 불러냈다. 이미 어지럽던 상황이 더 혼란스러워졌다. 심판진은 2루에 있던 최지훈을 1루로 보냈다. 이미 아웃을 선언한 최지훈을 다시 살려냈고, 그러면서 1루로 보냈다. 이해할 수 없는 지시에 양 팀 벤치가 차례로 나와 항의했다.

그렇게 20분가량이 흐르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됐다. 2루 주자 최지훈은 아웃, 1루 주자 노시환은 세이프가 됐고 2사 1루에서 경기가 재개됐다. 후속 문보경은 범타 아웃됐다.

추측하면, 심판진이 노시환의 선행 주자 추월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봤더라도 추월 시 아웃이라는 규정을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최지훈에게 1루 귀루를 지시한 부분은 미스터리다.

항저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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