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말도 안 되게 졌네요"…화려한 피날레 꿈꿨는데 은메달, 솔직한 심정은?

박정현 기자 2023. 10. 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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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했는데, 말도 안 되게 졌네요... 오히려 시원섭섭합니다."

남자 복식 세계랭킹 1위 장우진-임종훈(한국거래소) 조는 1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판젠동-왕추친 조에 0-4(6-11 8-11 7-11 3-11)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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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훈(왼쪽)-장우진은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항저우(중국), 박정현 기자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박정현 기자] “최선을 다했는데, 말도 안 되게 졌네요... 오히려 시원섭섭합니다.”

남자 복식 세계랭킹 1위 장우진-임종훈(한국거래소) 조는 1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판젠동-왕추친 조에 0-4(6-11 8-11 7-11 3-11)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에서 나온 값진 은메달이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온 힘을 다했지만,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단 한 번도 반격하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물론 게임 중간마다 상대를 추격하기도 했지만, 거센 중국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변명 없는 완패였다.

▲ 장우진(왼쪽)과 임종훈 ⓒ연합뉴스

경기 뒤 만난 장우진과 임종훈도 이를 인정했다. 임종훈은 “120%로 나섰는데, (상대는) 150%로 하더라. (장)우진이 형과 (남자 복식) 마지막이라 실수로 지면 눈물도 날 것 같은데 말도 안 되게 지니...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말도 안 되게 져버리니 오히려 시원섭섭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우진은 “아쉽기도 한데, 여태 메이저대회를 치르면서 이번이 최고로 잘 맞았다. 어떻게 하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지 그런 플레이의 답이 어느 종도 나온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는 만족하지만, 잘 되는 상황에서 마지막이라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본격 합을 맞춘 장우진과 임종훈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당분간 합을 맞추지 않을 계획이다. 장우진은 “(서로) 소속팀이 있다. 이후 대회에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메이저 대회는 당분간 마지막일 것 같다”고 대답했다.

▲ 임종훈(왼쪽)-장우진 조. ⓒ연합뉴스

장우진-임종훈 조는 랭킹포인트와 순위에서 판젠동-왕추친 조보다 높았지만, 완패를 당했다. 이유는 확실한 기량차이다. 판 젠동과 왕 추친은 각각 남자 단식 세계랭킹 1,2위(각각 랭킹포인트 7105점, 6285점)로 세계랭킹 13위 장우진(랭킹포인트 1430점)과 17위 임종훈(랭킹포인트 1240점)보다 크게 앞선다.

선수들도 이를 인정하며 나아가야 할 점을 밝혔다. 임종훈은 “변칙적인 플레이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큰 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은 더 강한 정신으로 들어온다. 변칙적으로 가든지 유럽 선수처럼 공 파워가 세든지 그런 방법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우진은 “답은 하나다. 절대 안전하게 해서 중국 선수를 뚫을 수 없다. 모험적인 플레이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다 보면, 상대를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 임종훈(오른쪽)과 장우진. ⓒ대한탁구협회

끝으로 둘은 서로를 향한 메시지를 보냈다. 동생 임종훈은 “(장)우진이 형한테 정말 고맙다. 내가 형보다 실력이 조금 부족한데, 형이 많이 이끌어줬고, 탁구를 배우며 실력 상승도 많이 했다.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고, 정말 조금 아쉽지만, 너무나도 값진 은메달이고, 우진이 형한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나 역시 종훈이한테 배운 것이 많았다. 서로 이야기 많이 나누면서 탁구선수로서, 사람으로서 잘 성숙하게 큰 것 같다. 앞으로 또 같이 할 수도 있지만, 함께 달려온 길에 대해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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