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8회 대폭발! 한국, 홍콩 상대로 진땀 승부→8회 콜드게임 승리 대반전…금메달 도전 순항

신원철 기자 2023. 10. 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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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결승타를 기록한 문보경 ⓒ 연합뉴스
▲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선발 원태인.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신원철 기자]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이 첫 경기를 잡았다.

한국은 1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샤오싱 야구-소프트볼센터 제1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홍콩과 경기에서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지난 대회에서는 비록 콜드게임은 아니어도 21-3으로 대파했던 팀인데 이번에는 점수 뽑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8회 타선 폭발로 9이닝 경기는 피했다.

▲ 원태인 ⓒ 연합뉴스

#1일 홍콩전 선발 라인업

김혜성(2루수)-최지훈(중견수)-노시환(3루수)-강백호(지명타자)-문보경(1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형준(포수)-김성윤(좌익수), 선발투수 원태인

이번 대회는 지난 9월 30일 오전 10시 기술위원회를 통해 선발투수 예고제를 쓰지 않기로 했다. 경기 전날 선발투수가 왼손투수인지 오른손투수인지만 상대 팀에 전한다. 구창모와 이의리가 빠진 한국은 남은 선발투수가 모두 오른손투수라 사실상 좌우 예고조차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홍콩의 남자 야구 세계랭킹은 45위다. 한국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홍콩에 21-3 승리를 거뒀다. 점수 차는 매우 컸지만 콜드게임 승리는 아니었다. 8회를 11-3으로 마치면서 콜드게임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대신 9회 황재균의 만루 홈런 등 홈런 4개로 빅이닝을 만들었다.

▲ 1회 선제 적시타의 주인공 문보경 ⓒ 연합뉴스

#너무 느려도 못 친다, 이것도 야구

홍콩 선발투수는 1995년생 오른손 투수 렁충헤이. 나이는 박세웅(롯데)과 동갑이지만 2013년 동아시아게임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돼 2014년 인천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출전한 아시안게임 3회 경험자다.

야구는 적응과 대응의 스포츠라는 것을 경기 초반 전개에서 알 수 있었다. 홍콩 타자들은 한국 선발 원태인의 시속 130㎞ 중반대 직구에도 타이밍이 한참 늦었다. 반대로 한국 타자들은 렁청헤이의 '저속 직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혜성이 홍콩 1루수의 수비에 막혀 아웃됐다. 그래도 한국의 1회 선취점에는 문제가 없었다. 최지훈이 1루수 강습 타구로 안타를 만들었다. 최지훈은 렁충헤이의 '무한 견제'를 받으면서도 1루에 잘 붙어있었다.

1사 1루에서 3번타자 노시환이 밀어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갈 기세로 날아갔다. 그러나 타구가 휘면서 오른쪽 폴대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렁충헤이는 노시환과 승부하지 못했다. 폭투에 이어 볼이 나오면서 노시환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강백호가 풀카운트에서 렁충헤이의 시속 124㎞ 낯선 공에 헛스윙당했다. 다음 타자 문보경은 빽빽한 수비를 뚫고 우익수 앞으로 타구를 보냈다. 최지훈이 홈을 밟았다. 윤동희는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홍콩은 한국 타자들이 한 투수에 적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했다. 2회가 되자 왼손투수 리호치가 나왔다. 전광판에 시속 100㎞ 초반이 찍혔다. 박성한은 이 느린 공을 어렵지 않게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형준은 87㎞짜리 공에 우익수 뜬공을 쳤다.

▲ 이종열 1루코치가 주자 재배치 결과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3회 논란의 주자 재배치

김성윤 타석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박성한이 2루 도루를 시도한 뒤 서서 베이스를 밟았다. 리호치의 공이 그만큼 느렸다. 김성윤이 우익수 뜬공, 김혜성이 2루수 땅볼로 잡히면서 2회가 마무리됐다.

3회에는 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사실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었다.

한국은 3회 최지훈의 기습번트 내야안타와 이에 뒤따른 상대 실책으로 무사 2루 기회를 잡았다. 노시환이 볼넷으로 나가 무사 1, 2루가 됐다. 강백호의 잘맞은 타구가 우익수 다이빙캐치에 걸리면서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게다가 여기서 1루주자 노시환이 2루주자 최지훈을 추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심판진은 이종열 1루코치의 항의에 따라 주자를 재배치했다. 2사 1루로 상황을 정리했는데, 최지훈을 1루에 서게 해 다시 이종열 코치가 항의했다. 홍콩 감독도 홍콩 감독대로 항의에 나섰다. 결국 심판진은 2사 후 노시환을 1루에 배치해 경기를 속개시켰다. 사실 노시환은 선행주자 추월로 아웃돼야 했다. 한국은 여기서 추가점에 실패했다.

▲ 적시타를 친 노시환 ⓒ 연합뉴스

#머나먼 추가점, 8회 드디어 빅이닝

4회 윤동희와 박성한이 연속 안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김형준이 뜬공으로 잡혔지만 김성윤이 볼넷을 골라 베이스가 가득 찼다. 앞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김혜성이 바뀐 투수 렁카호삼의 우익수 쪽 2루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순조롭게 추가점을 쌓던 한국은 그러나 여기서 더 달아나지는 못했다. 최지훈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노시환의 볼넷 뒤 강백호가 높은 패스트볼에 헛스윙했다.

한국 타선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 문보경이 5회 선두타자로 나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견제사로 잡히면서 흐름이 끊어졌다. 6회에는 무사 1, 2루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김혜성이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고, 최지훈이 2루수 땅볼, 노시환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혔다.

7회에는 1사 3루에서 점수를 뽑지 못했다. 1사 1루에서 문보경이 상대 견제 실책 때 3루까지 달렸다. 그러나 다음 타자 윤동희가 1루수 파울플라이를 쳤다. 박성한의 몸에 맞는 공 뒤 김형준이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3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던 타선이 8회 다시 힘을 냈다. 1사 후 김혜성의 2루타와 최지훈의 1루수 내야안타로 주자가 모였다. 노시환이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때렸다. 강백호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됐고, 문보경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5-0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윤동희가 2타점 2루타를 터트려 점수를 7-0으로 벌렸다.

상대 2루 견제 실책과 박성한의 희생플라이로 9-0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1점만 더 내면 콜드게임 승리도 가능한 상황. 김혜성이 2사 1, 2루에서 10점 차를 만들며 경기를 끝내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 장현석. ⓒ 연합뉴스

투수들은 예상대로 홍콩 타선을 압도했다. 평소보다 한참 느린 기록이 나오는 전광판 구속에 개의치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

선발 원태인은 1회 2사 후 좌중간 2루타를 맞았을 뿐 4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 정우영, 6회 최지민도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인 '예비 메이저리거' 장현석(LA 다저스)은 7회 나와 몸에 맞는 공과 도루 허용, 폭투로 주자를 3루까지 내보냈다. 2사 3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에는 박영현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2일 금메달 도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대만을 만난다. 대만은 1일 태국을 12-1, 7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그동안 번번이 한국에 덜미를 잡혔던 대만은 이번 대회를 위해 마이너리거 등 병역 혜택이 필요한 젊은 유망주들을 대거 차출했다.

#1일 조별리그 전적

일본 6-0 필리핀

중국 15-0 라오스(5회 콜드게임)

대만 12-1 태국(7회 콜드게임)

한국 10-0 홍콩(8회 콜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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