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銀' 탁구 장우진-임종훈 "아쉽지만 값진 성과, 후회는 없어"[항저우 AG]

중국과 남자 복식 결승서 0-4 완패
2002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에 은메달

(항저우(중국)=뉴스1) 서장원 기자 =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무른 탁구 남자 복식의 장우진-임종훈 조가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판전둥-왕추친 조에 0-4(6-11 8-11 7-11 3-11)로 완패했다.

준결승에서 대만을 4-1로 꺾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21년 만에 남자 복식 금메달을 노렸지만 중국의 벽은 높았고 아쉬움 속에 여정을 마무리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남자 복식은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남자 복식 금·은메달) 이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21년 만에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들은 한 목소리로 후회 없는 한판이었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우리는 120%의 경기를 펼쳤는데 상대가 150%의 경기를 펼쳤다. 우리가 실수를 해서 졌다면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최선을 다 했는데도 상대의 말도 안 되는 플레이로 지니까 오히려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고생해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나를 이끌어 준 (장)우진이형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장우진도 "결과는 아쉽지만 (임)종훈이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플레이가 잘 맞아서 그 점에서 만족한다. 2018년부터 합을 맞췄는데 그동안 함께 경기를 하면서 나도 배운 게 많았다. 나 역시 고맙다"고 화답했다.

임종훈-장우진 조는 비록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지만 그동안 많은 성과를 냈다. 2018년 코리아오픈과 그랜드 파이널스를 연속 제패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21 휴스턴 세계선수권과 2023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2회 연속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한국 선수 중 세계선수권에서 두 대회 연속 복식 결승에 오른 선수는 장우진과 임종훈 뿐이다.

장우진은 "오래 호흡을 맞추면서 우리 모두 선수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성장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한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함께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 탁구가 아시아를 제패하기 위해서는 굳건한 중국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세계 최강 중국을 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임종훈은 "앞으로 중국과 할 때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적 플레이가 필요할 것 같다. 또는 공의 파워를 더 세게 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진은 "안전하게 플레이해서는 중국을 뚫을 수 없다. 상대에게 선제 공격을 주더라도 모험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한 세트만 따자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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