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대체공휴일은 ‘남 일’일 뿐…휴식권 사각지대
[앵커]
추석 연휴 넷째날 밤이 저물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틀이 남아서, 일요일 밤인데도 마음이 왠지 편안하실 것 같은데요, 이것도 '남 얘기'인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내일(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 됐지만, 특수 고용직이나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은 휴무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그 실태를, 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쿠팡의 특수고용직 택배기사인 이 남성, 이번 추석 연휴 6일 가운데 5일을 일해야 합니다.
쿠팡의 택배 대리점과 계약을 맺을 때 "공휴일과 명절에도 배송 수행률을 지켜야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쿠팡 특수고용직 택배기사/음성변조 : "(명절 근무 계약) 내용을 빼달라고 하면은 그쪽(쿠팡 대리점)에서는 이제 계약을 체결 자체를 아예 안 해주시기 때문에."]
5인 미만의 영세한 사업장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세 사업장이 많은 경기도의 한 아파트형 공장입니다.
1층에는 구내식당이 있는데, 이 식당은 추석 임시 공휴일에도 문을 엽니다.
[구내식당 사장 : "저희도 이제 다 안 하면 좋은데 그렇지는 않잖아요. 일부 (일)하는 데도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저기 그분들 때문에 문을 여는 거죠."]
직원이 네 명인 전기 설비업체에서 일하는 정 모 씨, 임시공휴일은 커녕 법정 휴일에도 못 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 자체가 없습니다.
[정모 씨/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 "중간에 이렇게 국경 일이나 공휴일이 잡혔을 때도 나는 못 쉬겠지 라는 거를 (가족들이) 다 알고 있어요."]
실제로 직원수 300인 이상 사업장에선 10명 가운데 8명이 공휴일 유급휴가를 보장받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전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임시공휴일은 근로기준법상 유급 휴일이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근기법이 적용 안돼 유급 휴일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소/노무사/직장갑질119 : "휴식에 있어서도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근로자분들은 오히려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특수고용직과 작은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 등 휴식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에겐 '넉넉한 한가위'는 여전히 요원한 소망입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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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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