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코리안 가이”→패배 후 “황”…펩, 성난 황소에 당했다

양승남 기자 2023. 10. 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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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프턴 SNS



맨체스터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시즌 첫 패배를 안긴 울버햄프턴 결승골의 주인공 황희찬의 이름을 분명히 기억했다. 경기 전 경계 선수로 ‘코리안 가이’로 지칭했던 그는 경기 후에는 “황은 뛰어난 공격수”라고 말했다.

울버햄프턴은 1일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에서 맨체스티 시티를 2-1로 꺾었다. 선두를 달리는 맨시티에 일격을 가한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1-1로 맞선 후반 26분 결승골을 넣었다.

맨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전부터 황희찬을 경계했다. 그러나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울버햄프턴을 만나면 항상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실력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공격수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가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로 거론하며 경계한 것은 황희찬에겐 긍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이름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은 것은 다소 자존심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울버햄프턴 황희찬이 1일 프리미어리그 맨시티와 홈경기에서 후반 26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울버햄프턴 | 로이터연합뉴스



황희찬은 이날 경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그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황희찬은 후반 26분 결승골을 넣었다. 세메두가 크로스를 올렸고, 맨시티 수비수가 불안정하게 걷어냈다. 황희찬이 세컨볼을 잡아 때렸지만 수비수 맞고 흘렀다. 쿠냐가 다시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황희찬이 이번에는 강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이 득점하자마자 울버햄프턴 구단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을 잊지 않고 응수했다. 구단은 SNS에 황희찬의 득점을 올리는 사진을 올리면서 득점자의 이름이 들어가는 부분에 ‘THE KOREAN GUY’라고 적었다. 현지 매체도 황희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과르디올라 감독을 주목했다. 영국 ‘더선’은 “과르디올라가 경기 전 ‘THE KOREAN GUY’라고 불렀던 황희찬이 결승골을 넣었다”라고 전했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불렀다. 그는 “울버햄프턴에 축하를 전한다. 울버햄프턴이 잘했다. 수비도 잘했다. 황희찬, 쿠냐, 네투는 오늘 환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지난달 16일 리버풀전에서 골을 넣은 데 이어 이번엔 맨시티전 결승골로 강팀, 명장 앞에서 더욱 강력한 득점 본능을 뽐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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