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력 의심 받기 시작한 텐 하흐, 어디 암라바트 10명 없을까 '수습 난망'

이성필 기자 2023. 10. 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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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부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텐 하흐 감독
▲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여전히 단호한 태도를 고수했다. 유일한 갈등 해결 방법은 산초의 사과뿐인 듯하다.
▲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제이든 산초를 사실상 내쳤다.
▲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단호하다.
▲ 텐 하흐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크리스탈 팰리스전 패배는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불과 사흘 전 리그컵에서 3-0으로 이겼던 상대를 0-1로 패했다는 점에서 충격파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팰리스전을 0-1로 졌다. 3승 4패, 승점 9점으로 10위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풀럼FC(8점)이 첼시를 이긴다면 11위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리그컵과 비교해 선수 구성에서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카세미루, 메이슨 마운트, 브루노 페르난데스 등 황금 허리진에 마커스 래시포드, 라스무스 회이룬 등 골 감각이 있는 공격진이 공략했다가 실패했다는 점은 치명적이었다.

만능 미드필더 소피앙 암라바트는 왼쪽 풀백으로 나섰다가 경고 한 장을 받았다. 리그컵에서는 경기장 곳곳에 발도장을 찍었지만, 이날은 전혀 다른 경기 운영 전략에 스스로 경기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역대 최악의 시즌 초를 지나고 있는 맨유의 고민은 선수단의 효율성과 더불어 많은 부상자의 대안을 찾아야 하는 점이다. 개인적 문제로 선수단을 벗어난 안토니가 곧 복귀하지만, 세르히오 레길론, 루크 쇼, 아론 완 비사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등 수비진이 모두 이탈했다. 암라바트가 측면 수비수로 등장한 이유다.

팰리스는 철저하게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맨유를 상대했다. 맨유가 이날 시도한 슈팅은 무려 19개였지만, 유효슈팅은 4개에 불과했다. 팰리스가 8개의 슈팅 중 2개의 유효슈팅에서 1개를 요아킴 안데르센이 결승골로 연결하며 극강의 효율성을 보였다.

실용주의 경기 스타일에 허를 찔리며 승리를 내준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비판은 쏟아졌다. 특히 후반 막판 교체 카드를 꺼내는 과정에서 골 감각이 있는 한니발 메브리나 스콧 맥토미니강 아니라 벤치 신세인 해리 매과이어, 도니 판 더 비크를 내세운 것은 이해 불가능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높이가 있는 이들을 세트피스에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었으나 팰리스 수비 봉쇄를 풀지 못한 이상 백약이 무효였다.

텐 하흐의 지도력이 흔들리는 것은 제이든 산초와의 대립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산초를 소위 괘씸죄로 1군 시설 사용 불가에 훈련 제외라는 강수를 뒀지만, 팀 성적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으니 이 역시 동정론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

▲ 해리 매과이어가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 제이든 산초와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대립은 쉽게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 그린우드
▲ 맨유가 케인 대신 데려온 라스무스 회이룬.
▲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은 소피앙 암라바트. ⓒ연합뉴스/EPA/REUTERS
▲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은 소피앙 암라바트. ⓒ연합뉴스/EPA/REUTERS

그렇다고 맨유 경영진이 새로운 감독을 영입하기에는 텐 하흐가 팀 문화를 어느 정도 만들어 놓았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땅한 감독이 있는 것도 아니고 텐 하흐의 장기 비전에 동의를 해놓은 상황이라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

영국 종합 신문 '익스프레스'는 '텐 하흐는 팰리스에 0-1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 상당한 압박을 받는 중이다. 맨유는 팀 역사상 최악의 시즌 출발 중이다'라며 텐 하흐가 처한 상황을 결과로 알렸다.

나쁜 출발이지만, 텐 하흐를 믿고 일관성 있게 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매체의 분석이다. 즉 '장기적 이익 달성을 위해 단기적 고통을 감내하며 텐 하흐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맨유 매각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감독을 바꾸는 것은 일시적인 상처의 봉합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데일리 메일'은 '텐 하흐가 주도해 영입한 회이룬과 암라바트는 모두 부상을 안고 이적했다. 마운트 역시 개막 후 한 달 가까이 결장했다. 10월이 지나야 텐 하흐가 원하는 선수 구성이 되고 그 이후 달라진 모습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물론 냉정한 선수단 정리도 필요하다. 산초와 안토니에 메이슨 그린우드, 매과이어 등 개별 문제가 얽힌 자원들을 겨울 이적 시장이나 내년 여름에는 확실하게 매듭짓고 자신의 팀으로 100% 구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 2월 카라바오컵을 맨유에 안기며 일말의 가능성을 보였던 텐 하흐다. 난국에서 아직은 상당수 팬의 지지를 받고 있는 텐 하흐지만, 여론이 어떻게 요동칠 것인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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