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 신유빈, 최강 쑨잉사와 대등하게 싸워 … 패했지만 파리 올림픽 희망봤다 [항저우AG]

3세트 10-6에서 끝내지 못하고 뒤집힌 것이 치명타
세계랭킹 1위 상대로 2차례 듀스 간 것에 위안

신유빈이 개인 단식에서 세계 랭킹 1위 쑨잉사에게 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사진 = 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국 탁구는 세계 최강이다. 만리장성 그 이상이다. 세계 연합팀과 싸워도 지지 않는 말도 안되는 전력을 보유한 것이 중국이다.

아시안게임은 안중에도 없고, 올림픽 금메달 조차 싹쓸이 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의 절대 1강이다. 그리고 몇십년의 세월동안 단 한 번도 중국의 아성은 무너진 적이 없다. 이따금 유남규, 김택수, 현정화, 유승민 같은 불세출의 천재들이 무너뜨린 적이 있기는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신유빈이 세계랭킹 1위 쑨잉샤에게 0-4(7-11 8-11 12-14 10-12)로 패했다. 비록 스코어는 0-4였지만 무기력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신유빈은 3세트와 4세트 연달아서 듀스까지 순잉샤를 몰아붙였다. 특히 3세트에서 10-6으로 압도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12-10으로 뒤집힌 것이 뼈아팠다. 그 경기만 잡았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패했지만, 2세트나 듀스로 가면서 쑨잉사를 몰아붙인 것에 작은 희망을 봤다 (사진 = 뉴스1)

쑨잉샤의 백핸드는 남자 선두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한다. 신유빈은 최대한 쑨잉샤의 백핸드를 봉쇄하기 위해서 서비스와 리턴을 좌우로 갈라치는 전략으로 맞섰다.

3세트 부터는 그동안 많이 보여주지 않았던 포핸드 드라이브까지 폭발했다. 또한, 쑨양샤의 서브에 제2구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나섰다.

그리고 해당 전략은 크게 성공을 거뒀다. 정공법으로 맞서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일견 쑨잉샤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찾은 것으로 보였지만, 아직까지 경험이 일천한 신유빈은 마지막 한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듀스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평창 =뉴스1) 신유빈을 꺾은 세계 랭킹 1위 쑨잉사

앞서 여자 단체전과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 1개씩을 따낸 신유빈은 이로써 이번 대회 메달을 3개로 늘렸다. 한국 여자 탁구 선수가 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한 것은 1974년 테헤란 대회의 정현숙이 유일하다.

신유빈은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짝을 이뤄 나선 여자 복식에서 은메달 이상의 성적에 마지막으로 도전한다. 신유빈은 10월 2일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 조를 상대로 준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