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무실세트 우승이라니”···우뚝 일어선 대한민국 셔틀콕, ‘노메달’에서 5년 만에 ‘퍼펙트 골드’까지
‘에이스’ 안세영이 첫 경기 대승으로 확실하게 기선을 잡았다. 복식의 이소희-백하나가 완벽한 호흡으로 세계 1위조를 꺾었고, 김가은까지 중국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쳤다. 모두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한 완벽한 승리였다.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이 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 결승에서 중국을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단체전에서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에 우승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때의 ‘노 메달’ 충격까지 털어냈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은 “중국 선수들이 오늘 많이 당황했다. 한국 선수들이 스트로크 정확도나 스피드에서 자기들한테 밀리지 않는다는 걸 처음 느꼈을 것”이라며 “오늘 중국 선수들은 아마 벽을 상대한다고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경기력이 좋았다. 5경기 중 3경기를 이겨야 하는 단체전에서 내리 3경기를 다 이겼다. 3경기 모두 세트 스코어 2-0, 무실세트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그래도 무실세트로 이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중국을 상대로 어떻게 그런 기대를 하느냐”면서 “저도 선수들도 경기 끝나고 (무실세트 승리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에 한 세트도 안 내주고 이긴 건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아마 처음일 거다. 중국이 그렇게 진 것도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1경기 단식, 안세영이 일단 중요했다. 첫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승전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김 감독은 “세영이가 일단 첫 단식을 쉽게 이겨줬다”고 말했다. 단식에 이어 2경기 복식까지 잡아내며 분위기를 탔다. 3경기 단식 첫 세트에서 김가은이 듀스를 허용하며 애가 타기도 했지만, 오히려 선수들이 더 승리를 자신했다. 김 감독은 “첫 세트가 그렇게 가는데 다음 복식조 선수들이 몸도 안 풀고 있더라”며 웃었다. 그만큼 마음이 편했고, 승리를 확신했다는 것이다.
무실세트 완승을 했지만, 단식 3경기 첫 세트는 쉽지 않았다. 앞서가던 김가은이 중국의 허빙자오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1점 차까지 쫓긴 상황 김가은이 다리가 아프다는 손짓을 하며 스프레이를 요청했다. 허벅지에 스프레이를 뿌리며 일단 흐름을 끊었다. 전략적 한 수였다. 김 감독은 “(김가은) 본인도 불안하니까, 한번 쉬어가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스프레이가 아니면 한번 슬라이딩하고 땀을 닦기도 하고, 그렇게 서로 리듬을 깨는 거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고비는 있었다. 20-18로 앞서던 김가은이 연속 3실점 하며 역전과 함께 세트포인트를 내줬다. 이후 랠리에서 허빙자오가 세트를 끝낼 수 있는 결정적인 스매시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허빙자오가 때린 셔틀콕은 허무하게 사이드라인을 벗어났다.
김 감독은 “그 실수가 나오는 순간 됐구나 싶었다. 이건 우리한테 금메달을 먹여주는 거구나”라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중국을 꺾기 위해, 대표팀은 더 열심히 상대를 파고들었다. 선수와 담당 코치가 밤늦게까지 1 대 1로 앉아 상대 영상을 보고 분석했다. 안세영은 1경기 단식 승리 후 “분석이 잘 됐다. 공이 오는 곳마다 내가 서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코치진과 선수들이 계속 대화하면서 어떻게 경기할지를 이야기했다. 대회 준비에서 우리가 중국보다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하면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7개 전 종목 입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전날 남자 대표가 단체전 동메달, 이날 여자 대표가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순항 중이다. 과도기였던 5년 전 ‘노 메달’과 비교하면 극적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목표 달성을 위해 개인전까지 내달릴 각오다.
김 감독은 “오늘 우승으로 선수들이 너무 흥분했다. 일단 선수들 흥분부터 가라앉혀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촌 들어가면 고기를 굽든 해서 일단 선수들 잘 먹인 다음에 개인전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이 진행 중이지만, 시선은 내년 파리까지 향해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일단 자존심을 회복하고 그 기세대로 파리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사실 아시안게임이 올림픽보다 더 힘들다. 내년 올림픽도 여기서 메달 따는 만큼 딸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개인전 대진표가 나왔는데, 다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항저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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