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꽃다발 아니네? 선수들 손에 들린 ‘나무 꽃병’의 비밀 [뉴스+]
宋나라 역사·문화 재해석…단순·실용적 디자인
‘동양목조각’ 장인 50명, 손으로 7000여개 조각
“선수들, 고향에 가져가 항저우 추억 간직하길”
올해 추석연휴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함께해 더욱 풍성하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수영은 물론 전통의 강세 종목인 펜싱, 태권도, 사격 등과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근대 5종 경기 등 종목에서도 줄줄이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대회 8일째인 1일 오전 기준 한국은 금메달 29개, 은메달 30개, 동메달 55개로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알고 보면 이 꽃병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송시대 수도였던 항저우(옛지명 임안)의 역사와 문화가 디자인에 녹아 있고, 1400년 전통의 무형문화재 기술로 제작됐다. 그야말로 예술작품에 가깝다.
◆송나라 예술에서 영감…“노력의 결실 축하”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꽃병의 이름은 ‘숴궈레이레이’(硕果累累·큰 열매가 주렁주렁 열림)다. 선수들이 노력의 결실을 맺음을 축하하는 의미다.

꽃병의 형태는 남송시대 도자기 잔인 관요화고(官窑花觚)에서 영감을 받았다. 관요화고는 전국시대 승리를 축하하는 데 사용되는 의식 그릇이자 술잔이었으나, 송나라에 들어서는 주로 꽃꽃이에 쓰이는 장식용 도자기로 발전했다.
꽃병 디자인을 총괄한 장원(张文) 중국미술학원 교수는 “송나라의 예술적 업적은 도자기로 대표된다. 잔의 디자인은 송나라의 중요한 미학적 개념 중 하나인 단순함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 디자인의 미니멀리즘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꽃병 입구는 물결 모양이다. 저장성 풍경의 시적 리듬을 담은 것이다. 벌어진 병 입구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세 마스코트가 기쁜 표정으로 역동적인 동작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조각돼 있다.
장원 교수는 마스코트의 자세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4명의 송나라 화가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송시대 화가 쑤한천(苏汉臣)이 그린 그림 속 아이들의 다양한 동작과 몸짓, 역동성은 매우 중독성이 있다”며 “1000년 전 예술가들이 지금 우리와 비슷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꽃병은 시상품으로 사용되는 만큼 가볍고 실용적이어야 했다. 디자인팀은 운동선수들의 손 크기와 그립감 등 데이터를 활용해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접목했다. 황샤오밍 전수자와 의견을 나누며 12차례 수정도 거쳤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손에 들었을 때 안정감 있고 팔에 끼웠을 때도 불편하지 않은 디자인을 완성했다.
올해 초부터는 50여명의 동양목조각 장인이 투입돼 꽃병 제작에 돌입했다. 중국 남부지방에서 흔히 자라는 너도밤나무를 조각칼을 사용해 손으로 조각했다. 황샤오밍 전수자의 지도 아래 7000개 이상의 꽃병이 완성됐다.

장원 교수는 “꽃은 천천히 시들 수 있지만 꽃병은 영원히 남는다”며 “선수들 각자가 고향에 이 꽃을 가져가는 것은 사실상 국가간 문화교류와 같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공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도 장원 교수가 디자인 했다. 마스코트 천천(宸宸), 총총(琮琮), 롄롄(莲莲)은 각각 항저우가 보유한 3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대표한다.

‘량주 고성 유적’을 상징하는 총총은 해당 유적에서 발굴된 대표적 유물 옥종(玉琮·옥으로 만든 제기)을 상징하며 머리가 옥종 모양이다. 량주 고성 유적은 양쯔강 유역의 5000년 전 선사시대 초기 국가와 도시 문명을 입증하는 증거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 받았다.
롄롄은 아름다운 경관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항저우 서호(西湖)가 모티프다. 서호에 떠 있는 푸른 연잎을 머리에 덮고 있다.
세 마스코트는 문화유산을 상징하면서도 로봇의 모습으로 표현됐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중국의 역사 문화적 가치와 첨단 과학기술 발전상을 동시에 알리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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