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 난리났던 ‘블랑팡’ 55만원 시계…써보니 이런 일이? [박민기의 월드버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10. 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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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스와치’ 선보인 스위스 스와치그룹
이번엔 ‘블랑팡’과 컬래버 시계 출시
가격 55만5천원…출시 당일 완판 행진
가성비 있는 가격에 ‘명품 경험’ 가능
시스템51 무브먼트 탑재로 수리 불가
평균 수명 5년…“사실상 일회용 시계”
스와치그룹이 명품시계 브랜드 블랑팡과 협력해 선보인 가성비 시계 ‘바이오세라믹 스쿠버 피프티 패덤즈’(왼쪽)와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블랑팡 오리지널 피프티 패덤즈(오른쪽) 모델 [사진 제공 = 스와치그룹]
스와치그룹이 다시 한 번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이번 성공의 일등공신은 스와치그룹에 속해있는 명품시계 브랜드 블랑팡입니다. 지난해 오메가와의 합작품 ‘문스와치’로 대박을 낸 스와치그룹이 이번에는 블랑팡과 시장 장악에 나섰습니다. 스와치와 블랑팡의 컬래버레이션 제품 ‘바이오세라믹 스쿠버 피프티 패덤즈’는 국내시장 출시 당일인 지난 9일 반나절 만에 완판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출시 직후 모두 팔려나가면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와 삼성 코엑스 스와치 매장 앞에는 시계 구입을 위한 오픈런 줄조차 없었습니다. 매장의 한 직원은 “언제 다시 물량이 들어올 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오메가 브랜드와 협업해 만든 문스와치로 대박을 낸 스와치그룹이 고가 명품시계 브랜드와의 컬래버 제품 출시 사업에 본격 뛰어들고 있습니다. 스와치그룹은 지난해 3월 말 자사 그룹에 속해 있는 브랜드 오메가의 대표 모델 ‘스피드마스터(문워치)’와 스와치 합작품인 문스와치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 소비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스피드마스터는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지난 1969년 달에 착륙할 때 손목에 차면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간 시계’라는 뜻의 문워치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스와치는 시계 케이스부터 핸즈(시곗바늘), 내부 디자인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문워치를 닮았고 시계판에는 오메가 브랜드 로고까지 새겨졌습니다. 가성비 있는 스와치 가격에 오메가를 찬 듯한 기분을 느껴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미국과 아시아 등 전 세계 매장에서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블랑팡입니다. 스와치그룹은 블랑팡의 대표 모델 ‘피프티 패덤즈’를 본딴 바이오세라믹 스쿠버 피프티 패덤즈를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약 70년 전에 제작돼 최초의 현대형 다이버시계로 불리는 피프티 패덤즈는 미국·독일·프랑스·스페인 등에서 수중 수색에 투입되는 특수부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해군 출신의 유명한 프랑스 해양탐험가 자크 이브 쿠스토가 오스카상을 받은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의 세계’를 찍을 때 다이버들을 위한 시계로 피프티 패덤즈를 선택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스와치와의 합작품인 바이오세라믹 스쿠버 피프티 패덤즈는 총 5가지 디자인으로 북극해·태평양·대서양·인도양·남극해 등 5대양을 테마로 제작됐습니다. 스와치의 ‘시스템51(SISTEM51)’ 기계식 무브먼트와 니바크론 스프링이 장착돼 뛰어난 항자성과 함께 90시간 파워리저브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계바늘과 시계판 숫자는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이도록 야광 처리됐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계는 50패덤(약 300ft)까지 방수가 가능합니다. 가격은 55만5000원으로 기본 수천만 원에 달하는 블랑팡 시계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입니다.

스와치그룹이 명품시계 브랜드 블랑팡과 협력해 출시한 가성비 시계 ‘바이오세라믹 스쿠버 피프티 패덤즈’ 모델 [사진 제공 = 스와치그룹]
약 2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내려진 각국의 대대적 봉쇄조치로 명품시계 산업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했습니다. 사람 간 만남이 어려워지고 해외여행이 금지되는 등 사회적 교류가 중단되면서 돈 쓸 곳을 잃은 소비자들이 명품시계 등 고가 제품을 사들이는 ‘보복 소비’에 나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팬데믹이 완화되고 인플레이션 급증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등이 야기한 세계 경제 둔화 악재가 겹치면서 스위스 명품시계에 대한 관심은 다시 빠르게 식었습니다. 이처럼 수요가 크게 줄면서 자연스럽게 2차시장에서의 명품시계 가격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스와치와 명품시계 컬래버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스와치의 실용성과 오메가·블랑팡의 럭셔리함을 동시에 누려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습니다. 대박의 조짐을 읽은 스와치그룹은 컬래버 제품 라인업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특히 수요가 더 컸던 ‘문스와치 파란색 한정판’을 출시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일반 문스와치 모델과 달리 초침을 금색으로 칠하는 등 차별화된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스와치그룹이 파란색 한정판을 추가로 내놓은 것은 단순 소비자 유입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존에 출시됐던 파란색 케이스의 문스와치 모델을 착용하면 손목 피부가 파란색으로 물든다는 ‘이염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스와치그룹은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벗겨진 염료가 인체에는 무해하며 제품 수정을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새롭게 출시된 파란색 한정판은 희소성을 좇는 소비자들의 1순위 목표가 됐습니다. 일반적 문스와치 모델 가격이 260달러(약 35만 원)에 책정된 반면, 한정판인 파란색 넵튠 모델 가격은 중고시장에서 821달러(약 110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오메가 브랜드 홍보대사이자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연기한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가 파란색 문스와치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흥행에 불을 지폈습니다. 스와치와 블랑팡의 이번 컬래버 제품 역시 2차시장에서 정가 2배를 웃도는 10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스와치와 블랑팡 컬래버 제품 역시 출시 초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일부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호불호가 갈릴 전망입니다. 현재 가장 큰 지적은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일회용’으로 불리는 스와치의 시스템51 기계식 무브먼트가 장착된 만큼 시계 역시 사실상 수리나 관리가 불가능한 일회용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블랑팡 정품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그래도 50만 원을 웃도는 시계를 수리조차 못 받는다는 것은 분명 약점입니다. 시스템51 무브먼트 수명은 5년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기계식 시계치고는 가벼운 무게와 오리지널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대비 다소 조잡해보이는 디자인으로 ‘장난감 같다’는 평가도 앞으로의 판매량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 쫓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알면 알수록 더 좋은 국제사회 소식.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 주의 가장 핫한 이슈만 골라 전해드립니다. 단 5분 투자로 그 주의 대화를 주도하는 ‘인싸’가 될 수 있습니다. 읽기만 하세요. 정리는 제가 해드릴게요. 박민기의 월드버스(World+Univers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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