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천재 기타히어로 숀 레인(1963~2003) 20주기

조성진 기자 2023. 10. 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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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사후 20주기 맞아
일렉기타 사상 가장 ‘무섭고’ ‘경이적’ 연주력
이미 70년대부터 다채로운 하이테크 속주 선봬
클래식‧현대음악과 재즈‧록‧메틀‧월드뮤직 작법까지
1996년 요나스 헬보그와 공연하고 있는 숀 레인 [사진=유튜브]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폴 길버트, 거쓰리 고반, 버킷헤드, 버논 리드, 알렉스 마시 등등 테크닉에 있어선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연주력 1인자들이 그를 가리켜 일렉기타 사상 가장 '무서운' '두려운' '경이적인' 연주자라고 했다. 속사포 쏘듯 얼터네이트피킹과 스윕피킹으로 광풍이 몰아치듯 숨돌릴 틈 없이 계속되는 위협적인 속주, 그리고 각종 난해한 보이싱의 와이드 스트레치, 더욱이 이미 12살 때부터 이런 스타일을 선보였다. 속주 전성시대 이전인 1970년대 후반부터 시도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 26일은 앨런 홀스워스의 유산을 더욱 진보적이고 과격하게 확장해 자신만의 영역을 우뚝 솟게 한 천재 '기타히어로' 숀 레인(Shawn Lane) 20주기가 되는 날이다.

숀 레인은 1963321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나 10살 때부터 기타를 연주했다. 2년 후 기타 컨테스트에 출전해 우승하며 '영재'로 주목받았고 이미 이때부터 숀 레인은 '꼬마 천재'란 닉네임이 붙게 됐다.

15살이 채 되지 않아 록그룹 블랙 오크 아칸사스(Black Oak Arkansas)의 투어 기타리스트로 함께 하며 미국 내에 천재 기타리스트의 출현을 알렸다. 블랙 오크 아칸사스는 명 드러머 타미(토미) 앨드릿지도 함께 했던 70년대의 대표 헤비로큰롤부기 밴드 중 하나다. 블랙 오크 아칸사스의 79년 투어 영상 자료를 보면 숀 레인은 이미 이때부터 눈부신 솔로잉을 구사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1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의 어린 기타리스트였음에도 이때 숀 레인의 연주는 그 누구와도 다른 연주세계를 펼치고 있었다.

블랙 오크 아칸사스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숀 레인은 앨런 홀스워스의 레가토 프레이즈에 충격받아 자신만의 또 다른 스타일로 응용했고 이후 에릭 존슨의 출현도 어린 숀 레인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앨런 홀스워스, 에릭 존슨 외에 존 맥러플린, 팻 메스니, 레니 브류 등 여러 연주자로부터 영향받았고 엔니오 모리꼬네와 패트릭 도일 같은 영화음악 작곡가들로부터도 테마와 멜로디 힌트를 얻어갔다.

또한 그는 록과 재즈, 클래식현대음악 외에 파키스탄, 인도, 아시아 전역에 이르는 이국적인 스타일에 매료돼 기타 연주에 받아들이기도 했다. 베이시스트 요나스 헬보그와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이 초인적인 연주와 음악세계는 이 분야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사진=유튜브

당대의 초특급 테크니션들이 밀집한 '마이크 바니 사단' 기타리스트들 중에서도 숀 레인의 존재감은 가장 압도적이었다. 동료 뮤지션들은 일단 그 앞에서 기타 연습을 하려고 안했고 그들끼리 모여 있을때도 숀 레인은 '어나더 레벨'로 규정했다이러한 정황은 당시 세계의 많은 기타전문지 기사에서 잘 나타나 있다.

숀 레인의 기타세계는 여러 록밴드와 일렉 기타리스트는 물론 찰리 파커, 아트 테이텀, 셀로니어스 몽크, 키스 자렛에서 바흐, 베토벤, 스트라빈스키, 쇤베르크 등에 이르는 폭넓은 음반 수집으로 깊이와 다양성을 더했다. 90년대 초 '기타월드', '기타플레이어'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6500장이 넘는 음반을 소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음반 수집을 열심히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술에도 조예가 깊던 그는 연주하지 않을 땐 화랑을 찾아 그림을 감상하곤 했다. 생전 그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를 특히 좋아했다.

숀 레인은 [The Powers of Ten](92)[The Tri-Tone Fascination](99) 단 두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지만 명 베이시스트 요나스 헬보그를 비롯해 브렛 가스드프랭크 갬발리 등 여러 기타리스트들과 콜라보했다. 뿐만 아니라 TOP40 히트곡 카피 밴드 활동 및 윌리 넬슨조니 캐시웨일런 제닝스 등 컨트리 레전드의 만남 'Highwayman' 기타 세션까지 할 정도로 상업성과 음악성 두 영역을 무리없이 오갔다. 솔로 데뷔앨범 [The Powers of Ten]으로 '기타플레이어' 올해 최고 신인 기타리스트로 뽑히기도 했다.

'블랙 오크 아칸사스' 시절만 해도 10대의 숀 레인은 훤칠한 미소년 이미지였지만 이미 어릴 때부터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을 앓고 있었다. 12세 이후엔 건선 관절염으로 인해 관절이 뻣뻣해졌고 2000년대로 오며 기타 연주에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이로 인해 숀 레인은 젊은 시절부터 부신피질호르몬제 일종인 '하이드로코르티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몸무게는 늘고 관절에 더 많은 부담이 가해졌다. 결국 '쿠싱 증후군'으로 이어지게 된다. 2003년 숀 레인은 호흡 곤란을 겪기 시작했고 남은 생애 동안 의료용 산소를 공급받아야 했고 2003926일 폐 관련 질환으로 멤피스의 한 병원에서 타계했다. 그의 나이 겨우 40세였다. 기타리스트이자 음악가로서 연주세계가 더욱 무르익고 활발히 활동할 나이에.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기타신공'에서 숀 레인 20주기 칼럼을 쓰던 중 불현듯 크리스톤 '킹피시' 잉그램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끼고 좋아하는 최고의 블루스 기타리스트 중 하나다. '워싱턴포스트'20227월 킹피시 잉그램 관련 기사에서 그의 몸무게를 "200kg 이상이 될 거로 추정"했는데 최근 공연 영상을 보면 몸이 훨씬 더 비대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는 이제 만 24세밖에 안 된, 그럼에도 기술과 감성이 높은 수준으로 합일한, 가장 탁월한 젊은 블루스 기타 비르투오소이기에, 제발 오래오래 그의 연주를 듣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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