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중국에 무실세트 퍼펙트 승리···여자 배드민턴 29년 만의 AG 단체 금

심진용 기자 2023. 10. 1. 13: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결승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표팀은 이날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에서 단 한 세트도 뺏기지 않고 ‘퍼펙트 골드’를 차지했다. 여자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이다.

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3-0으로 이겼다. 1경기 단식 안세영(21·삼성생명)이 ‘숙적’ 천위페이를 2-0(21-12 21-13)으로 꺾었고, 2경기 복식에서는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와 백하나(23·MG새마을금고)가 복식 세계 1위 첸칭천-지아이판조를 역시 2-0(21-18 21-14)로 꺾었다.

금메달을 확정할 수 있는 3경기 단식. 단식 세계 랭킹 18위 김가은(25·삼성생명)이 나섰다. 상대는 중국의 단식 2인자 허빙자오(세계랭킹 5위). 상대전적 2승 6패 열세에 랭킹에서도 밀리는 허빙자오를 상대로 김가은이 2-0(23-21 21-17) 승리를 거뒀다. 김가은까지 승리를 거두며 대표팀은 3경기를 내리 이기며 결승전을 끝냈다. 3경기 동안 단 한 세트도 뺏기지 않은 ‘셧 아웃’ 승리로 29년 묵은 갈증을 풀었다.

김가은과 허빙자오의 첫 세트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중반 이후 김가은이 달아나면 허빙자오가 쫓아오는 양상이 반복됐다. 18-18 동점에서 김가은이 먼저 2점을 내며 세트 포인트를 따냈지만, 랠리 공방에서 밀리며 연속 3실점 했다. 20-21로 오히려 세트 포인트를 내줬다. 그러나 김가은은 침착했고, 허빙자오가 오히려 마음이 앞섰다.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허빙자오의 스매시가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면서 다시 듀스가 됐다. 승기를 잡은 김가은이 허빙자오를 몰아붙였고 혈전 끝에 23-21로 첫 세트를 가져왔다.

듀스 접전 첫 세트를 가져온 김가은이 2세트도 주도해 나갔다. 강렬한 스매시를 연달아 코트에 꽂으며 앞서 나갔다. 세트 중반 16-16 동점을 허용했고, 범실까지 나와 16-17로 역전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예상 못 한 고전에 숨죽이던 중국 관중들의 ‘짜요’ 함성도 커졌다. 그러나 승기는 이미 김가은이 잡고 있었다. 안세영에서 시작해 이소희-백하나로 이어진 대표팀의 기세도 중국을 압도하고 있었다. 연속 4득점으로 20-17을 만들면서 우승을 기정사실로 했다.

그리고 이어진 마지막 공방, 네트 앞에서 찍어 누른 김가은의 셔틀콕이 허빙자오를 지나 코트에 꽂혔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2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허빙자오가 크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궜다. 코트 옆에서 지켜보던 선수들이 모두 뛰쳐나와 김가은을 얼싸안았다. 자신만만하던 중국 팬들 모두 허탈한 표정으로 말을 잊었고, 빈장체육관은 거대한 도서관이 되었다. 김가은과 대표팀을 축하하는 한국 팬들의 목소리가 고요한 경기장을 울렸다.

항저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