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르는 백화점 ‘VIP’의 세계... 전용 쇼핑몰에서 쇼핑하고, 오너가 행사 맞이

이미지 기자 2023. 10. 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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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현대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연 VIP 고객 전용 폐쇄형 온라인몰 ‘RSVP’에 접속하자 수억원짜리 상품들이 화면을 채웠다. 저렴하게는 1500만원대 드론과 1000만원짜리 색소폰부터 13억원대 요트와 4억원대 스피커, 3억원대 피아노 같은 고가의 상품들이 즐비했다. 장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2000만원)의 그림이나 박서보 작가의 묘법(5억8000만원), 이우환 작가의 프롬라인(8억원),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15억원) 같은 유명 작가의 원화도 상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온라인 몰이 문을 연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3일 2000만원대 여행 상품이 판매되고, 1억원 이상 상품에 대한 구입 상담이 하루 50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전용 상담사를 배정해 VIP 고객들의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이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랑스 파리 미쉐린 셰프를 불러 진행한 디너 파티. /현대백화점

백화점들의 VIP 서비스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각 백화점들이 VIP 정보와 매출을 ‘대외비’로 관리하고 있지만 소수의 VIP 고객 매출이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의 20%에서 많게는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반 고객들의 박탈감을 우려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진 않지만 각 백화점들은 VIP에 대한 특별 서비스를 내세우며 ‘큰 손’ 고객인 VIP 유치에 공을 들인다.

◇오너 일가 출동하고, 미쉐린 셰프도 초청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7일 업계 최초로 세계 3대 아트페어 전시인 ‘프리즈 서울 2023′을 VIP 라운지에서 선보였다. 정창섭, 이정진 등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한국 현대미술 1세대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VIP 고객을 맞고, 작품 설명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특별 큐레이터 서비스도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초부터 한국 전통 가구를 모티브로 한 까사미아의 자체 제작 가구로 가운지를 꾸미고, 유명 디자이너 작품을 라운지 한 가운데에 배치하는 등 라운지 고급화에 나서고 있다.

일반 고객들과 섞이지 않고 VIP 고객들만 쇼핑할 수 있는 특권도 제공한다. 지난 5월,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 백화점 등은 백화점 휴무날 VIP들만 입장해 명품관 쇼핑을 할 수 있는 ‘프라이빗 쇼핑 데이’를 열었다. 백화점 인근에 고급 차량이 몰려 교통혼잡을 빚을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현대백화점은 VIP 고객만을 위한 행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이번에 문을 연 RSVP에서 해외 신진 작가의 원화 기획전을 열었는데 225만원짜리 일본 타쿠반나이 원화 2점이 곧바로 팔려나갔다. 지난 4월에는 신라호텔에서 VIP 고객 400여명을 초청해 유명 가수의 공연을 보면서 미셰린 3스타를 획득한 프랑스 파리 포시즌스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총괄 셰프의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열었다.

패션 업체나 면세점들도 VIP 서비스 늘리기에 집중한다. 한섬은 연간 구매액 상위 1000명 고객에 대해 무제한 무상 AS 서비스와 세탁·수선을 제공하고 일대일 개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은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VIP 고객 선착순 20명을 대상으로 미술 전문가를 초빙해 프라이빗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VIP 등급 혜택 맛보면 소비 늘릴까” 기대하는 백화점들

최근 백화점들은 VIP 고객의 범위를 넓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소비력이 있는 젊은층이 VIP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소비를 자사 백화점에 집중하도록 만드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20~30대 우수 고객을 초청해 DJ가 공연하는 파티를 열고, 지난 9월에는 GQ매거진과 함께 골프 행사를 열었다. 같은 달, 예술에 관심이 많은 20~30대 고객을 초청해 갤러리 투어 이벤트도 진행했다. VIP 등급 기준을 완화해주기도 한다. 지난 7월에는 15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2000만~25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적용하는 VIP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2030 라운지를 만들었고,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2월 20~30대 고객을 겨냥한 VIP 골드 등급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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