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서 먼저 나온 ‘다선 물갈이론’...비명계 “희생 강요땐 분당 사태 올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 기로에서 극적 생환하면서 당 안팎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완벽한 친명 체제가 된 지도부가 ‘기득권 교체’를 내걸고 본격적으로 혁신 드라이브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역구 대신 험지행을 택한 홍익표 원내대표가 ‘다선(多選) 의원 물갈이’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입원 치료를 끝내고 당무에 본격 복귀하면, 오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 총력을 쏟은 뒤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 준비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도부에선 총선 승리의 상당 부분은 공천에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먼저 ‘중진 험지행’ ‘86 퇴진’ 선언 등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면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다선이라 물러나야 하고 정치 신인이 잘한다는 게 맞는 말은 아니지만, 민주당이 21대에서 180석을 갖고도 제대로 못 했다는 평가가 지지층에게 지배적”이라며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을 끌어들이려면 자연스럽게 현역 교체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현역 의원 50%, 다선 의원 75%’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당 일각에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 원내대표가 다선 의원 물갈이에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서울 성동 지역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그런데 작년 6월 돌연 민주당 험지인 서울 서초구에 출마하겠다며 서초을 지역위원장직을 자청했다. 21대 현역 의원들 가운데 처음 험지행을 선언한 것이어서 화제가 됐었다.
이런 홍 원내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원내 수장이 된 만큼, 다른 다선 의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일부 친명계 초선 의원들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홍 원내대표의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홍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중량감 있는 의원들이 강남 출마를 선언해 총선에서 ‘강남벨트’를 형성하면 중도 민심을 잡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명계에선 ‘기득권 교체’를 명분으로 내걸 뿐 결국은 비명계 솎아내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친명계는 이미 “반드시 외상값을 받겠다”(정청래 최고위원)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의 숙청을 예고하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그 많은 친명 원외 인사들에게 공천을 주려면 현역 자리 비워내기는 당연한 수순 아니겠느냐”며 “특정 계파를 염두해 희생을 강요한다면 분당 사태로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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