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배구 노메달→농구 한일전 완패→핸드볼 4강 무산…잇따른 구기종목 비보, 야구는 피할까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신원철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은 대회 중반까지 기대 이상으로 많은 메달을 따냈다. 대한체육회가 설정한 목표치 자체가 무리한 수준이 아니었고, 선수들도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금메달 50개 이상, 종합 3위라는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1일 첫 경기를 앞둔 야구는 비록 단 하나의 금메달이 걸린 종목이지만 결과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종목보다 크다. 국민적 관심사라고도 볼 수 있는 종목이다. 그런데 이렇게 주목 대상인 야구 대표팀에 긴장감을 더 불어넣어줄 이유가 더해졌다.
남자 구기종목 대표팀이 연이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반사적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배구가 1962년 이후 처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농구는 상위 라운드에는 진출했지만 2진급 선수가 나선 일본전에서 패해 조2위로 밀렸다. 핸드볼은 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으로 4강에 오르지 못했다.
먼저 남자 배구 대표팀은 대회 공식 개막전이 열리기도 전에 의미있는 일정을 마쳤다. 임도헌 감독이 이끈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첫 금메달을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12강 토너먼트 진출 실패, 그리고 전체 6위였다.
조별리그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에 지면서 뚜렷한 목표가 사라졌다. 대신 순위결정전에서 3연승하면서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메달권 진입 실패가 일찍 확정되자 임도헌 감독은 "드릴 말씀이 없다. (전)광인이는 발목이 좋지 않았고, (정)지석이는 여기에 와서 몸이 안 좋아졌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핑계 밖에 되지 않는다. 국제대회에서 우리 실력이 이 정도다. 기본적인 디펜스 등 앞으로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 국제대회로 생각하고 나온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아시아 팀들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이제는 확실히 '엄청나게' 좋아진 게 보였다. 공 다루는 기술도 키도 좋아졌다. 그러니까 우리가 힘들어지는 거다"라며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뭔가 짜여진대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만들어진 팀으로 나가는 느낌이 아니어서 많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농구 대표팀 역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9년 만의 금메달을 바라보며 항저우에 도착했다. 12강 토너먼트에는 진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본에, 1진급 선수들이 빠진 세대교체 대표팀에 시종일관 끌려다니다 졌다. 경기 개시 후 한때 0-13까지 밀릴 만큼 공수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일본은 3점슛을 41번 던져 17개 넣었다. 출전 선수 11명이 모두 하나 이상의 3점슛을 시도했고, 이 가운데 10명이 하나 이상의 3점슛 성공을 기록했다. 키 172㎝ 가드 사이토 다쿠미는 "(일본은)키가 작기 때문에 3점슛, 외곽슛을 적극적으로 던지지 않으면 페인트존을 활용할 수 없다"며 41차례 3점슛 시도가 의미 없는 난사가 아닌 공간 창출을 위한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추일승 감독은 "신장이 우세한 우리가 골밑 공격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일본 선수들의 골밑에서 3점으로 이어지는 공격을 막지 못했다"며 "우리 빅맨이 밖에 나가있을 때 문제가 생겼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방어 등 몇 가지 준비한 것들이 있다. 그런데 손발이 안 맞는 경우가 있었고, 상대는 슛 성공률이 좋았다. 지역방어를 썼을 때 많이 맞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배구와 농구 모두 세계적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갈라파고스화'한 전략과 발상의 한계가 국제대회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야구 역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과 2022 도쿄 올림픽 메달권 입상 실패로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시안게임 야구는 일본과 대만 모두 100% 정예로 출전하지는 않는 대회다. 일본은 프로가 아닌 사회인(한국의 실업야구와 비슷한) 선수가 출전하고, 대만은 프로와 실업 선수가 혼재된 팀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 야구 선수들은 아시안게임 메달을 쉽게 딴다'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해 이번 대표팀은 자체적으로 나이 제한을 건 '리빌딩 팀'이 됐다.
류중일호는 금메달로 떨어진 한국 야구의 국제적 위상을 회복하고, 또 한편으로는 젊은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야구는 1일 홍콩전으로 금메달 도전을 시작한다.
▶야구 본선 라운드 일정(한국시간)
1일 오후 1시
A조 라오스 vs 중국 제1야구장
A조 일본 vs 필리핀 제2야구장
1일 오후 7시 30분
B조 홍콩 vs 한국 제1야구장
B조 태국 vs 대만 제2야구장
2일 오후 1시
A조 필리핀 vs 중국 제1야구장
B조 홍콩 vs 태국 제2야구장
2일 오후 7시 30분
B조 한국 vs 대만 제1야구장
A조 라오스 vs 일본 제2야구장
3일 오후 1시
B조 대만 vs 홍콩 제1야구장
B조 태국 vs 한국 제1야구장
3일 오후 7시 30분
A조 중국 vs 일본 제1야구장
A조 필리핀 vs 라오스 제2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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