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비도 아까워하다니…이길 생각이 없다" 오타니 데리고 6년간 PS 못 간 이유 있었다

이상학 2023. 10. 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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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야구계 최고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29)를 보유하고도 6년간 포스트시즌 근처에도 가지 못한 LA 에인절스. 2014년이 마지막 가을야구로 9년째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안 되는 팀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2003년 팀을 인수해 20년간 소유 중인 아르테 모레노(77) 구단주의 구두쇠 기질이 팀을 망치고 있다는 증언과 비판이 나왔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스는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를 어떻게 낭비했을까? 그것은 구단주의 검소함에서 시작된다’며 에인절스 전현직 직원과 선수 17명을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그 이유를 분석했다. 구단주의 인색함이 팀을 망쳤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매체는 ‘그 결과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 체제에서 에인절스는 선수단 연봉 외에도 프랜차이즈 전반의 중요한 영역에 있어 경쟁팀들 만큼 돈을 쓰지 않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런 검소함이 팀 실패의 핵심 이유’라며 ‘선수 육성부터 스카우트, 은퇴 선수들과 관계, 기술 업그레이드, 스프링 트레이닝 시설에 이르기까지 에인절스는 다른 구단에 비해 한 발 뒤처진 운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다른 팀들이 일찌감치 갖춰놓은 엣지트로닉 초고속카메라, 랩소도 머신, K-Vest(모션 측정) 등 최첨단 장비들을 에인절스는 2019년에야 도입했다. 에인절스에서 오래 일한 전직 코치는 “2019년 이전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우리는 기술이 없었고, 불펜에서 아무런 장비 없이 던졌다. 조직으로서 매우 낙후돼 있었다. 다른 구단들보다 몇 년은 뒤처져 있었다”고 폭로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대한 처우도 박했다. 선수들은 제대로 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작은 아파트에서 동료 선수들과 침대를 나눠 썼고, 식단도 형편없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 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마이너리그 전체 생활 수준이 향상되긴 했지만 에인절스는 최소한의 여건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사진] LA 에인절스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수단 지원이 이런데 다른 부문은 안 봐도 뻔하다. 홈구장 에인절스타디움 경비원의 시급은 15.5달러로 캘리포니아주 최저 임금에 해당한다. 같은 지역 LA 다저스가 경비원에 16.58~19.48달러 시급을 지급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구단 프런트 인력도 다른 팀에 비해 모자라다. 2023년 미디어 가이드북에 따르면 에인절스의 야구운영부서 직원은 43명. 다저스가 79명이나 되는 것에 비해 턱없이 적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13명으로 구성된 퍼포먼스 과학팀이 있는데 에인절스는 이 분야 통합 디렉터 1명이 전부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단장 보좌가 4명이나 있지만 에인절스는 역시 1명뿐. 국제 스카우트 그룹도 뉴욕 양키스가 42명이나 되는 반면 에인절스는 20명으로 최소 수준이다. 각 팀에서 적어도 1명은 환태평양 지역에 전담 스카우트 1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에인절스는 이마저 없다. 

2012~2015년 4년간 에인절스 선발로 활약했던 투수 C.J. 윌슨은 현역 시절 에인절스가 스프링 트레이닝 첫 주에 구단에서 아침 식사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을 지난 8월 폭로한 바 있다. 또 다른 3명의 소식통은 2010년대 초반까지 에인절스 스프링 트레이닝 장소에 실내 웨이트장이 따로 없어 주차장에 임시로 쳐놓은 천막에서 몸을 만들기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LA 에인절스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 C.J. 윌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레노 구단주의 인색함은 지금까지 한 번도 사치세를 넘기지 않은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올해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즉시 전력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1차 사치세 라인 2억3300만 달러를 넘겼지만 팀 성적이 떨어지자 연봉 절감 차원에서 8월말 7명의 선수들을 아무 대가 없이 웨이버 공시했다. 그 뒤에는 어깨 부상으로 포수를 볼 수 없는 맷 타이스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켰는데 마이너리그 선수를 콜업할 경우 팀 연봉이 조금 더 늘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향후 FA 선수 영입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할 정도로 궁핍한 행보다. 

‘괴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에인절스는 지난 6월 2002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주축 선수들을 홈구장에 초청해 기념식을 가졌다. 티셔츠를 증정하는 등 대대적 홍보를 하며 전날보다 1만5000장 더 팔린 3만5000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전직 선수들의 행사 참석을 위한 여행 경비를 한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참석을 원할 경우 개인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라고 전했다. 우승 멤버들을 초청하면서 홍보해놓고 뒤에선 차비조차 아까워한 것이다. 구단이 운영하는 라디오 중계팀도 경비 절감 차원에서 원정에 동행하지 못하고 있다. 

매체는 ‘모레노 구단주는 항상 이런 방식으로 팀을 운영해왔다. 지난 5년간 3번이나 감독을 바꿨고, 5명의 단장이 거쳐갔다’며 구단주의 변덕을 지적했다. 전직 에인절스 직원은 “내가 거기서 확실하게 받은 인식이 있다면 구단주의 최우선 관심사가 이기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작년보다 땡전 한푼이라도 더 벌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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