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겠네”…돌려 막기도 못해, 서민 급전 창구 다 막혔다
대부업 1위 러시앤캐시 라이센스 반납
불법 사금융 피해 접수 올 상반기만 6784건
저신용·서민 대상 급전 시장이 심상치 않다. 주요 저축은행은 10명 중 1명만 대출이 가능할 정도로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고 하고 불법 사금융으로 가기 전 마지막 급전 통로인 등록(지자체) 대부업체 대출도 사실상 개점휴업이 된지 오래다. 이런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급전을 구하지 못한 서민들이 벼량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다올, 대신, 더케이, 민국, 바로, 스카이, 신한, 에큐온, 예가람, 웰컴, 유안타, 조은, 키움예스, 푸른, 하나, DB, HB, JT친애, KB, NH, OK, OSB, SBI 등 서울지역 23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8월말 기준 약 26조9000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8월말 27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표면적으로 2000억원 안팎으로 소폭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통상 가계대출 잔액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대출 문턱을 상당히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예외 없이 신규 대출을 크게 줄인 셈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계속 이어진 조달금리 상승, 연체 증가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대출 심사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저축은행에서 나타나는 이런 추세는 가계대출 뿐만 아니라 기업대출(자영업자 포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지역 저축은행들이 취급한 기업대출 잔액은 올 8월말 기준 36조6000억원으로 1년 전의 40조9000억원 대비 4조3000억원가량 줄었다.
가계와 기업 대상으로 모두 대출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우려는 경영지표로도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79개 저축은행은 상반기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전년 동기(8956억원) 대비 9918억원 감소한 수치다.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5000억원 넘게 감소한 가운데 대손비용 역시 6000억원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대출 모두 상승해 올 6월말 기준 5.33%로 지난해 12월말(3.41%) 대비 1.92%포인트 뛰었다.
그나마 대부업 명맥을 유지해온 대부업 1위 러시앤캐시가 대출자산과 영업권을 모두 양수하기로 하는 계획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대부업도 돈줄이 마른 셈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신규 대출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자금조달 차체가 어려움을 겪는 데다 조달비용도 상승하고 있어 현 법정 최고금리(연 20%)에서는 영업을 할수록 역마진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부업체가 신규 취급한 일반가계 신용대출은 6000억원이다. 앞서 지난해 총 공급액이 4조1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공급액은 1조원에 못 미칠 것이란 게 대부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저신용·서민 대상 급전 창구 문턱이 높아지면서 불법 사금융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감원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센터에 상담·신고된 피해 건수는 67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2019~2023년 상반기 기준) 중 가장 많은 것이다. 또, 지난해(5037건)보다 35%나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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