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 우려에 주민 대탈출…긴장 고조 '캅카스의 화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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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휴전 합의가 이뤄졌지만 인종청소를 우려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대탈출을 시작하는 등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스캐너>는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의 배경과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역사적으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민족 간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양국이 구 소련에 병합된 이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르메니아계가 다수임에도 아제르바이잔의 자치주로 편입되면서 긴장이 커졌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지리상 아제르바이잔 영토 내에 있지만 12만 명에 달하는 아르메니아계 지역 주민들이 '아르차흐 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세우고 아르메니아 정부의 지원하에 분리 독립을 요구해왔다. 특히 종교적으로도 아르메니아는 기독교계,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계다.
구소련 해체 후 1991년에는 아제르바이잔 지역 내 아르메니아 주민들이 독립을 선언하자 전면전이 벌어져 약 3만 명이 사망했다. 2020년에도 약 6주 동안 전쟁이 발생해 7000여 명의 군인이 사망했다. 러시아가 중재해 평화협정이 체결됐고 평화유지군을 배치했지만 양측의 충돌은 지속됐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위상이 약화된 점도 이 지역 분쟁이 심화한 원인으로 꼽힌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이끄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회원국으로 타국에 침공을 받으면 공동 방어하도록 돼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군인과 물자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아르메니아에 대한 군사 지원이 어려워졌다.
조만간 튀르키예, 프랑스, 독일, EU의 중재 속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재통합을 위한 양국 정상 간 회담 및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자치지역 무장세력에게 무장을 해제하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자치세력은 포괄적인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어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아제르바이잔으로 재통합될 경우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수호하지 못한 아르메니아의 파시냔 총리는 정국 불안 속에 국민의 저항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또 평화 협상 결과에 따라 자치지역에서 폭동이나 국지적인 충돌 등 유혈사태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화 협상이 지체된 가운데 유혈사태나 아르메니아 주민들에 대한 인종 청소 등이 벌어질 경우 다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튀르키예나 러시아, 이란, 미국 등이 개입하면 주변국의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주요 산유국이자 천연가스 생산국인 아제르바이잔이 개입된 분쟁은 공급난에 빠진 국제 에너지 가격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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