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의 아들, 콘서트장에 소총 난사…'美 최악의 총기참사'[뉴스속오늘]
'다다다다다다다'
6년 전인 2017년 10월 1일. 음악 축제가 열리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공연장에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들었다. 총알이 날아오는 위치는 이곳이 내려다보이는 맞은편 호텔 32층 객실이었다.
공연장에 모인 2만2000여명은 커다란 스피커 소리에 총성도 듣지 못한 채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흥겨운 음악을 즐겼다. 그런데 곳곳에서 음악에 섞인 비명이 나기 시작했다.
패독은 사건 발생 6일 전부터 공연장 맞은편에 있는 만델레이베이 호텔 32층 스위트룸에 투숙했다. 이후 호텔과 자신의 집을 수차례 오가며 총기와 탄약을 가방 안에 숨겨 가지고 들어왔다.
패독은 일요일이었던 사건 당일 밤 10시5분쯤 객실 창문을 깨고 반자동소총을 거치한 뒤 약 360m 떨어진 빌리지 앤 페스티벌 그라운드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난사하기 시작했다.
총기 소지가 허용된 미국에서도 자동화기는 금지다. 하지만 패독은 반자동소총을 자동소총처럼 발사하도록 만드는 개조 부품인 '범프스톡'을 달아 연속 사격했다. 고지를 선점한 상태에서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에게 난사하려던 패독에게 명중률은 중요하지 않았다.
총격은 약 10분간 이어졌다. 공연장에서는 스피커 음향과 소음 등으로 총성이 잘 들리지 않았다. 관객들은 총성을 폭죽 터뜨리는 소리로 착각해 즉시 대피하지 못했고, 피해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경찰이 정확한 사격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총격이 시작된 지 17분이 흐른 뒤였다. 패독이 머무르던 객실 앞에 도착하자 총성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경찰이 잠긴 방문을 폭파하고 안으로 진입했을 때 이미 패독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였다.
패독은 군 복무 경험이나 전과도 없었다. 자신의 신념을 알리는 정치적 성명도 남기지 않았다. 패독의 막냇동생은 "형이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며 범행 동기를 밝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지금까지도 패독의 범행 동기를 밝혀내지 못했다. 범행 며칠 전 도박에서 1만달러(한화 약 1350만원) 넘는 돈을 잃어 불안한 심리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왔다.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명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수 없자 자연스럽게 관심은 패독의 정신 상태로 모였다. 수사기관은 패독의 뇌를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에 의뢰해 분석하기도 했다.
패독의 아버지는 연쇄 은행강도로, 1969년 탈옥해 연방수사국(FBI) 수배 명단에 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언론들이 입수한 연방수사국(FBI) 수배 전단에 따르면 패독의 아버지는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패독의 또 다른 남동생은 2017년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사건 발생 전 패독을 만난 성매매 여성은 "패독이 '아버지를 잘 모르지만, 그의 나쁜 면이 내 피에 흐르고 있다. 난 태생이 나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2019년 3월 단시간에 수많은 총탄을 난사하게 만든 원인인 범프스톡 사용 금지 법안을 마련했다. 패독이 머물렀던 호텔을 소유한 세계적인 리조트 체인 업체 MGM은 2019년 10월 총기 사건 희생자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8억달러(한화 약 1조824억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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