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청년 25만 명..."과도한 경쟁 멈춰야"
[앵커]
집이나 방에서 나오지 않는 은둔 청년들이 전국에 25만 명에 육박합니다.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 분위기에 좌절한 청년들이 고립을 택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청년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차 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4살 A 씨는 28살 때부터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았습니다.
원했던 대학 진학 실패 때부터 찾아온 무력감, 자괴감은 좀처럼 떨쳐 지지가 않았습니다.
[A 씨 / 34살(5년 고립 경험) : 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회사에 가야만 인생을 정상적으로 살 수 있다. 이런 고정관념이 박혀 살았는데 그거에 실패하다 보니까 그 이후에 의욕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타인과 의미 있는 교류 없이 고립된 청년이 51만여 명, 집에서 나오지 않는 은둔 청년도 24만7천 명이나 됩니다.
계기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실직과 취업난입니다.
고립·은둔 청년의 65%가 원했던 시기에 취업을 못 했으며
절반 이상이 원했던 직장이나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고립의 실제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보다 오히려 심리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최근 한국 젊은이들이 사회의 높은 기대치에 압박받아 스스로 고립의 길을 택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전문가들도 우리 청년들이 사회의 성공 기준이나 가족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수치심 때문에 고립을 자처한다고 진단합니다.
[김영호 / 사단법인 씨즈 고립청년지원팀 팀장 : 과도한 경쟁, 지금 현재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군들이 있잖아요. 모두 다 그것밖에 (다른 건) 못 보고 살아온 거예요. 대기업·중소기업 등에 도전했다가 안 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런 측면이 고립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자신감이 추락한 청년들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경험 제공이 중요합니다.
[김지연 / 은둔 경험 청년 : (일 경험 프로그램을 하면서) 요리 같은 거 손재주가 있는데 그런 걸 터득했어요. 하다 보니까 재미있고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몰랐던 걸 여기서 해보니까 재미도 있었어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가족들의 따뜻한 격려와 인정, 다양한 자질과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YTN 차유정 (chay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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