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가 권한 치킨에 뒤집힌 미국..칙필레 스토리

맥도날드도 위협한 치킨버거 칙필레 성공비결..책 '위대한 치킨의 탄생'

젖소가 권하는 닭고기 버거에 미국이 흔들렸다. 맥도날드로 상징되는 소고기패티가 대세인 미국에서 치킨버거 '칙필레'가 성공한 얘기가 책 '위대한 치킨의 탄생'(스티브 로빈슨 지음(김정혜 옮김), 이콘 출판)에 담겼다.

저자인 스티브 로빈슨 전 칙필레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맥도날드의 빅맥에 필적할 만한 칙필레라는 '국민 브랜드'를 등장시키고 성공시킨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칙필레가 1위 브랜드로 올라선 데엔 '젖소 캠페인'이 큰 역할을 했다. 'eat mor chikin(닥고기 마니 머거)'이란 종이 팻말을 든 젖소들이 1996년 처음 광고에 등장했고, 이후 다양한 후속 광고로 이어지며 칙필레의 심볼이 됐다.

저자는 칙필레 창업자 트루엣 캐시의 칙필레 운영철학과 경영이념도 상세히 소개했다. 창업자 캐시는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강조하면서 가맹점주에게 단순한 점주가 아닌 운영자라는 명칭을 부여했고 그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이익을 위한 점포확장보다 가맹점주가 칙필레 매장 한 곳만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적이다. 그래야 매장 운영에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결과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1967년 미국 애틀랜타에 1호점을 연 칙필레는 2022년 기준 2797개의 매장으로 경쟁사 맥도날드(1만3355개)보다 매장은 적지만 매장당 매출에선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식업체의 대목으로 불리는 일요일에 매장 문을 닫은 것도 과감한 선택이었다. 창업자 캐시는 기독교에서의 주일인 일요일은 매장 문을 열지 않고,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는 등 칙필레의 고집스러운 원칙을 이어나갔다. 다만 기독교 기업임이 강하게 드러나 성경과 교리에 기반한 경영철학이 책 곳곳에 녹아들면서 경영철학이나 마케팅 전문서적으로서는 다소 생경할 수 있다.

물론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는 신념을 기반으로 고객과 직원을 환대해 성공을 이뤄낸 브랜드와 창업자, 기업의 얘기는 흥미롭고 귀기울여볼만 하다.

◇위대한 치킨의 탄생/스티브 로빈슨 지음(김정혜 옮김) / 이콘/1만9800원

배성민 기자 baesm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