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에 장거리 운전…'명절의 뒤탈' 치질 부른다

송연주 기자 2023. 9. 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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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휴가때 증상 악화될 수 있어
먹고 바르는 다양한제형 약 있어
[서울=뉴시스] 치핵의 발생과정. (그림=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화면 캡쳐). 2021.02.04.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명절 연휴 때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거나 음식 준비 및 장시간 운전으로 고정된 자세를 취하면 명절 후 치질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치질 증상을 관리·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제형의 일반의약품(OTC)이 나와 있다.

치질은 항문 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나 과음, 과로, 스트레스 같은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발생한다. 항문 주변 혈류 정체가 심화될수록 주위 혈관이 늘어나는데 이로 인해 항문혈관 조직이 항문 밖으로 튀어나오는 치핵이 발생한다.

딱딱한 대변, 지속적으로 변을 보기 위해 항문에 힘을 주는 경우, 복압이 증가된 경우, 골반 바닥이 약해진 경우에 모두 비정상적으로 치핵 조직이 커질 수 있다. 반복되는 배변과 힘주어 변을 보는 습관 등으로 인해 생긴 복압과 변 덩어리 등도 점막 아래 조직을 압박하며 울혈되게 한다. 항문주위 조직이 변성돼 항문관 주위 조직의 탄력도를 감소시키고, 항문관 주변에서 덩어리를 이루게 한다.

특히 연휴 시 장시간 운전, 과식·과음 후 변비나 설사로 인해 잠재돼 있는 치질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장바구니 등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자세도 치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치질의 증상은 항문 출혈, 통증, 불편함, 가려움증 등이다. 가장 흔한 치질 종류인 치핵은 항문 주변 조직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혹처럼 돌출돼 출혈·통증을 일으킨다.

증상이 단계 별로 진행되는데 치핵이 항문 밖으로 돌출되지 않고 간혹 통증이나 출혈만 있는 1단계, 배변 시 돌출했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2단계, 돌출된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야만 들어가는 3단계, 힘만 주어도 치핵이 탈출하고, 손으로 밀어도 들어가지 않는 4단계로 구분한다.

이 질환은 한국인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혈관질환이기도 한다. 통계청의 '다빈도수술 질환별 순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치핵(치질)수술은 총 16만2000건으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이 받은 수술 중 2위를 차지했다.

초기라면 일반의약품 등으로 방치말고 관리해야

치질의 초기이거나 수술을 할 만큼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땐 약물, 식이요법, 온수좌욕 등으로 호전할 수 있어, 방치하지 않는 게 좋다.

최근에는 간편하게 먹는 치질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주로 혈관탄력성을 개선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혈관의 탄력성을 높이고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감소시키는 디오스민 성분 등이 쓰인다.

동국제약이 2017년 출시한 먹는 치질약 '치센'(캡슐)은 유럽에서 개발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 구조인 '디오스민' 성분의 치질 치료제다. 혈관 탄력 개선 및 순환 정상화, 항염·항산화 작용을 통해 치질로 인한 통증, 부종, 출혈, 가려움증, 불편감 등 증상을 개선한다.

종근당이 작년 11월 출시한 '치퀵'은 체내 흡수율을 높여 급성 치질에도 효과적이도록 개발됐다. 미세정제플라보노이드 분획물을 주성분으로 함유했다. 정맥순환을 돕고 혈관을 강화해 치질을 치료하는 디오스민을 직경 2㎍ 미만으로 미분화해 헤스페라딘 성분과 결합한 물질이다. 디오스민 단일 성분 치료제와 달리 급성 치질에도 효과가 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20년 론칭한 치질약 '치쏙'은 경구용 '치쏙정'과 바르는 일회용 '치쏙크림' 등 다양한 제형이 있다. 치쏙정은 기존 디오스민 성분의 치질 치료제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함량을 함유했다. 치쏙크림은 1회용 주입기에 담겨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질약이다. 주입기 너비가 좁아, 약물을 도포하거나 항문 삽입 시 거부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동아제약이 작년 9월 발매한 '치오맥스'는 바르는 치질 치료제로 나왔다. 치오맥스 연고는 치핵 부위를 마취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리도카인, 상처 치유에 효과 있는 알란토인, 혈액순환에 도움 주는 초산토코페롤, 혈관 수축 효과로 치핵 부위의 부종·출혈을 억제하는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항염증 및 가려움 감소에 효과가 있는 프레드니솔론아세테이트 등을 담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명절 기간에는 기름진 육류 위주 음식과 음주를 많이 하게 되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치질이 악화되기 쉬워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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