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 안맞아" vs "불통"…여야, 이재명 제안 영수회담 놓고 이틀째 공방전

국힘 "밑도 끝도 없이 사장 나오라는 것"
민주 "뜬금없는 사과요청 말고 응하라"

(서울=뉴스1) 정재민 노선웅 기자 = 여야는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생 영수회담' 제안을 두고 이틀째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격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한 반면 민주당은 "불통"이라고 비판하면서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의 제안을 '전형적인 딴청 피우기 화법'이라 규정하면서 "국민은 방탄 시즌2를 예고하는 신호탄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김기현 대표가 '당대표 회담'을 제안했는데도 못 들은 척하면서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도 저도 하기 싫다는 뜻"이라고 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또 "시도 때도 없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온갖 악담을 쏟아내고, 조금만 수틀리면 국무총리든 장관이든 해임건의와 탄핵을 일삼으면서 느닷없이 영수회담을 하자는 저의가 궁금하다"며 "밑도 끝도 없이 발로 문을 박차고 들어가면서 '사장 나오라고 해'라며 고함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장 원내대변인은 "진정 민생을 위한다면 각종 괴담으로 민생을 파탄내고, 끊임없이 입법폭주를 자행하고, 국회를 방탄장으로 만든 것부터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희석 대변인도 논평에서 "'단식 정치'에 이어 '병상 정치'까지 이어 가고 있는 이 대표가 난데없이 구시대의 유물 영수회담을 들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정쟁을 멈추고 조건 없이 만나서 민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고 했지만, 없어지지 않는 자신의 사법리스크와 실체적 범죄 혐의를 민생이란 이름으로 전환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얄팍한 속셈이 뻔히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한 딴청 피우기식 뜬금없는 사과 요청 말고 민생 영수회담에 응하라"며 "'누구보다도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 꺼리지 않는다'던 윤 대통령은 언제까지 피하려 하는가. 답 좀 하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지난 1년 반 동안 국회를 민생방탄장으로 만든 것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라며 "이 대표의 영수회담 공식 요청만 벌써 몇 번째인가. 윤 대통령의 불통은 가히 기네스북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이 대표의 민생 영수회담 제안에는 여야 간 정치 협상이 아닌 국정 쇄신의 담론장을 열어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국민의힘의 영수회담 거부는 결국 불통의 폭주를 계속하겠다는 선전포고 아닌가. 잘못된 인사와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어 "여야 대표회담은 왜 하자고 하는가"라며 "김기현 대표는 그렇게 만나자고 할 때는 무서운지 피하기에 급급하다 이제 와서 무슨 딴청 피우기라 하며 본인을 만나자고 하는가"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아무 존재감도 없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 보좌관 여당 대표를 만나 무슨 민생현안을 논의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 대표를 만나자며 뜬금없이 제안하면 본인 존재감이 높아질거라 생각하는가"라고도 했다.

그는 "이런 소모적 논쟁을 벌이자고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 아니"라며 "윤 대통령은 하루속히 이 대표의 제안에 직접 응답하라"고 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