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받는 LoL 대표팀 "시대를 잘 타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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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잘 타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엘리트 체육 선수들에게 올림픽 입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최고의 영예다.
1년 넘게 나라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한국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병역 혜택을 받는 선수들을 부러워한다.
아시안게임 남성 금메달리스트라면 모두 병역 혜택을 받지만, LoL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시각은 조금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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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엘리트 체육 선수들에게 올림픽 입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최고의 영예다.
그 종목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명예를 안고, 남자 선수들의 경우 병역 혜택도 받는다.
특히 남자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은 선수 생활을 중단 없이 지속할 수 있어 아주 좋은 '포상'이다.
1년 넘게 나라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한국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병역 혜택을 받는 선수들을 부러워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한국 국가대표 6명은 막강한 경기력을 뽐내며 '무실세트' 전승 우승을 일궈내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남성 금메달리스트라면 모두 병역 혜택을 받지만, LoL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시각은 조금 특별하다.
이날 금메달리스트들이 자리를 함께한 수영, 펜싱과는 다르게 LoL은 한국 청소년 대다수가 즐기는 '종목'이다.
그래서 많은 팬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된 LoL 대표팀을 더 선망하고, 더 대단하게 생각하고, 더 부러워한다.
30일 중국 항저우 그랜드 뉴 센추리 호텔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전날 금메달을 따낸 각 종목 선수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LoL 대표팀에 '군대에 가게 된 청년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한다'는, 다소 난감한 요청이 나왔다.
'페이커' 이상혁(T1)은 왼쪽 뒤에 앉은 '룰러' 박재혁(징동 게이밍)을 향해 마이크를 넘기려 했다.
박재혁은 손사래를 쳤다.
이상혁은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쵸비' 정지훈(젠지)을 바라봤다.
정지훈이 마이크를 들었다.
정지훈은 "저희가 병역 혜택이 있는데,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서 감사합니다. 군대에 가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가서 잘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을 '고깝게' 보는 시선도 있다. 땀 흘리지 않는 e스포츠로 딴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이는 '과연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라는 질문, 나아가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과 결국 닿아있다.
e스포츠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슈퍼스타' 이상혁이 이에 대한 생각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게 기존의 스포츠 관념인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고,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면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이 많은 분께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가 스포츠를 넘어 세대 소통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혁은 "LoL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단언하면서 "부모님 세대 분들은 게임을 알더라도 스타크래프트 정도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자녀분들과 함께 설명을 들으면서 보면, 그 자체가 가장 큰 기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떤 질문을 던지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건, e스포츠는 이미 '주인공'이다.
자리를 함께한 수영 대표 선수들은 그들 모두가 LoL을 즐긴다고 했다. 전날 결승전을 치렀는데도 자투리 시간에 한국과 대만의 LoL 결승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단다.
수영 대표팀에서 LoL을 가장 잘한다는 남자 접영 50m 금메달리스트 백인철(부산광역시중구청)은 자신이 주로 하는 포지션의 국가대표인 '카나비' 서진혁(징동 게이밍)에게 '팁'을 구하기도 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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