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무빙→?…전세계 홀리는 K-웹툰 스토리

최은수 기자 2023. 9.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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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무빙'이 이끌어낸 웹툰 파워…디즈니+ 이용자수 100만 돌파
네이버웹툰 '도전만화' 통해 마스크걸·유미의세포들 스타 작가 배출
카카오엔터, 영상화 직접 제작에 참여…높은 IP 이해도로 흥행 가능성↑
카카오웹툰 '무빙', 넷플릭스 시리즈 '무빙(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웹툰을 영상화한 작품들의 파워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의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이 20화를 끝으로 막을 내리자 디즈니+의 DAU(일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흥행가도를 달렸다.

드라마 무빙은 강풀 작가가 카카오웹툰의 초기 형태인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2015년 연재한 웹툰이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들의 영웅적 활약을 한국의 역사적 배경 안에 녹여낸 ‘한국형 히어로물’로, 국내 누적 조회 수 2억회를 기록한 히트작이다.

무빙은 디즈니+ 국내 서비스작 중 한국과 글로벌 콘텐츠 통틀어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1위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미국 훌루(Hulu)에서도 공개 첫 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시청 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이다.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 디즈니+ 아태지역에서 공개 첫 주 시청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시리즈에 올랐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지 합산 기준 원작 ‘무빙’의 8월 총 매출은 영상화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이전인 6월과 비교해 35배 뛰었다. 7월 대비 상승률은 11배였다. 무빙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른바 ‘강풀 유니버스’ 작품 ‘브릿지’는 6월 대비 8월 매출과 조회 수가 각각 24배, 9배 증가하는 등 덩달아 흥행세다.

무빙 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이 740만 조회수를 돌파,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 부문(비영어) 1위를 기록했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7부작으로 다뤄 인기를 끌었다.

마스크걸 원작은 매미·희세 작가가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동명의 작품이다. 완결된지 5년이 지났지만 넷플릭스 방영 이후 10일(8월19~28일) 합산 국내 거래액이 방영일 한 달 전 10일(7월9~18일) 거래액과 비교해 166배 급증했다. 일본에서는 마스크걸 같은기간 일본(라인망가) 거래액이 112배나 뛰었다.

네이버웹툰 '마스크걸' 이미지(사진=네이버웹툰) *재판매 및 DB 금지

이밖에도 웹툰, 웹소설이 영상화돼 흥행에 성공하고, 다시 웹툰, 웹소설 인기와 매출이 역주행한 작품은 수두룩하다. 네이버웹툰 원작의 경우 지난해 ‘지금 우리 학교는’, ‘내일’, ‘유미의 세포들’ 등에 이어 올해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 ‘사냥개’, 등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다. 민송아 작가가 연재하는 네이버웹툰 ‘이두나!’는 동명의 넷플릭스 드라마로 오는 10월20일 공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올해 자사 IP 기반의 남남, 경이로운 소문2, 국민사형투표 등 영상화 작품 흥행에 성공했다. 경이로운 소문2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술꾼도시여자들2, 사내맞선, 며느라기 등 영상화 작품이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웹툰 원작의 드라마, 영화가 흥행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우선 웹툰 플랫폼이 창작자 양성에 힘 쓰며 생태계를 키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웹툰이 2006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도전만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도전만화는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쉽게 선보이고, 독자들의 피드백을 즉각 받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도전만화에서 정식 연재로 이어지는 ‘승격’ 시스템은 이미 한국에서는 아마추어 등용문으로 통한다.

그 결과 스타 웹툰 작가 다수가 네이버웹툰 도전만화에서 배출됐다. '외모지상주의' 작가 박태준, '여신강림' 작가 야옹이, '지금 우리 학교는 작가' 주동근, '마스크걸' 작가 매미/희세, '유미의 세포들' 작가 이동건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네이버웹툰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웹툰, 웹소설 창작자 수는 6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중 80% 이상이 해외 이용자로 글로벌 성장을 위해 현지 창작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매년 공모전과 아카데미를 개최, 운영하고 능력 있는 신인 작가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웹툰’으로 확대 개편되기 이전인 (구)다음웹툰은 최초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플랫폼으로 웹툰 공모전 또한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진행하며 수많은 신진 작가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 자체 공모전을 비롯해 2015년부터 다양한 발행처(CP사)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공동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웹툰은 작년 하반기부터 어른로맨스 공모전, 글로벌 레이드 공모전, 슈퍼챌린지 웹툰 공모전을,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검은사막X카카오페이지 웹소설 공모전을 열었다.

웹툰, 웹소설을 영상화할 수 있는 제작 능력도 IP 선순환의 중요 역량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사 IP 영상화 작품 제작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토리·미디어·뮤직 등 IP 밸류체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사내 맞선, 이미테이션,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플레이유 레벨업 : 빌런이 사는 세상 등이 카카오엔터가 기획과 개발 등에 참여한 자체 제작 작품이다. Dr. 브레인, 어게인 마이 라이프, 롯폰기 클라쓰(일본판 이태원 클라쓰), 남남 등에도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사내 맞선’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이 드라마 OST제작을 맡고,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 더보이즈(뉴), 빅톤 등이 가창을 맡아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음원으로 해외 전역에서 인기를 얻었다. 원천 스토리 IP와 글로벌 네트워크, 영상콘텐츠와 음원 기획,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노하우를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량이 돋보인 사례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사내맞선은 IP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제작 자회사 크로스픽쳐스가 함께 직접 기획, 제작에 참여했다”라며 “미디어 부문의 글로벌 OTT 플랫폼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에 동시 공개하며 글로벌 전역에서 인기를 얻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도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웹툰 IP 영상화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스튜디오N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사냥개들’은 지난 6월 공개 이후 비영어권 작품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스튜디오N은 지난해 매출 470억원으로 2021년(50억원) 대비 급증하며 성장세다.

이밖에도 제작에 참여한 작품은 올해 공개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사냥개들, 이번 생도 잘 부탁해와 연내 공개를 앞둔 이두나!, 운수오진날, 비질란테, 이재 죽습니다, 용감한 시민 등이 꼽힌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영상화 흥행으로 플랫폼에는 신규 독자가 유입되고 판권 계약으로 웹툰 플랫폼이 수수료를 받거나 영상 제작을 통해 제작 매출까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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