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외상값 달라는 친명, 빚진 것 없다는 비명…폭풍전야 민주당

은현탁 기자 2023. 9. 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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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하는 민주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이후 민주당은 폭풍전야입니다. 친명계는 비명계를 해당 행위자로 간주해 강하게 압박하고 있고, 비명계는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더 확고한 친명체제 구축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과 법원의 영장기각 이후 민주당 내 이재명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원내 대표는 비명계 박광온 의원에서 범친명계 홍익표 의원으로 바뀌었죠. 친명계 인사들은 공공연히 비명계에 압박을 가하고 있어요. 당 대표의 뒤에서 칼을 꽂았다는 둥 국민의힘과 손을 잡았다는 둥 잡아먹을 듯한 기세입니다.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요.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가결표 또는 무효, 기권표를 던진 사람들이 39명 또는 40명 정도 되는데요. 친명계는 이들을 해당행위자로 규정하고 징계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청원시스템 홈페이지에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5인(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친명 정청래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과 한통속이 되어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열망했던 민주당 가결파 의원들도 참회하고 속죄해야 할 것"이라며 "당원과 지지자, 국민들에게 피멍 들게 했던 자해행위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 반드시 외상값은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필요하다면 징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민주정당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과 함께 최소한의 규율과 기강도 없는 정당은 승리할 수 없다는 것도 상식이다"고 밝혔습니다.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졌습니다. 26일 원내 대표 선거에도 친명계 인사 4명만 나왔고, 비명계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어요. 비명계 사이에는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학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고,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분당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 징계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무기명 비밀투표에 대해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했는지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거든요. 다만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법으로 비명계를 퇴출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26일 "일부 당원, 지지층에서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잘 알고 그런 부분을 책임 있게 해결하겠다"면서도 "당 대표의 지침을 받아서 당이 통합될 수 있게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친명계 김의겸 의원은 27일 'YTN 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법적인 문제일 경우에는 징계 등의 절차를 밟아야 되는데 그런 방식보다는 정치적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된다"면서 "그건 내년 2월쯤에 이뤄질 경선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책임을 묻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생존의 기로에 선 비명계 선택은

친명계의 압박에 비명계 의원들은 거의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대표 체제에서 내년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구책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당 지도부가 당장은 징계절차에 착수하지 않겠지만 총선 공천 과정에서 학살을 당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비명계는 당을 위한 선택이었고, 친명계의 외상값 요구에 대해 빚진 것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구속영장이 기각돼 결과적으로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주장이에요. 비명계 역시 탈당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다음은 가결표 의원으로 강하게 의심받고 있는 비명 5인방의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이번 영장 기각과는 관계없이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번 당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 이재명 대표가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영장이 기각돼서 당내 분위기는 오히려 이 대표가 더 날개 단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저같이 지금 당대표 물러나라 하면 돌팔매 맞죠."(27일 YTN라디오 뉴스킹)

■'판관 조청천' 조응천 의원-"뺄셈의 정치보다는 통합의 정치로 가야 되고 그리고 개딸만 추종하는 혹은 혁신회의인가 여기가 선도하는 그런 팬덤정당을 지금은 이제 끊어내야 돼요. 그래서 재창당의 각오로 당내 통합 또 일대 혁신 그 계기로 삼아야지 누구를 색출한다 누구를 찍어서 골라낸다 이거는 아주 여당이 좋아할 일입니다."(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충청권 비명 김종민 의원-"만약에 우리가 그때 부결을 시켰어요. 똘똘 뭉쳐서 만장일치로. 그러면 이게 이재명 대표한테든 민주당에든 도대체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우리가 검찰로부터는 좀 해방됐겠지만 많은 국민들을 우리가 어떻게 보면 국민들하고 싸워야 되는 상황으로 앞으로 두 달, 세 달 총선까지 간단 말이에요."(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대표적 비명 이원욱 의원-"이번에 가결한 의원들 덕분에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내년 총선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질 문제인데 그것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아주 공이 크거든요. 오히려 저는 가결파 의원들 중에서 일부 밝혀진 의원들이 몇 분 있는데 그분들에 대해 표창을 줘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2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친 이낙연계 설훈 의원-"서영교 의원과 지도부 생각이 다른 의원들을 해당 행위자로 몰아가고 있는 행위 자체가 민주당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지도부는 민주당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잘 이끌어 나갈지를 고민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지,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입니다."(25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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