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장평초 자연 품은 '아토피·천식 치유학교'...인재 쑥쑥 자란다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3. 9. 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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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장평초등학교 제공

 

우리 학교를 소개합니다 용인 장평초등학교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공간이 있다. 보는 것을 넘어 거닐 때, 거니는 것을 넘어 그곳의 한 구성원일 때, 쌓여 왔던 걱정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 입구부터 푸르른 녹음이 가득하고, 주변으로 흔하디 흔한 높은 빌딩 하나 없이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하늘이 보이는 곳. 용인 8경 중 6경인 조비산의 절경을 언제나 감상할 수 있는 용인 장평초등학교 얘기다. 장평초는 용인시 백암면 장평리 작은 마을 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1934년 4월 장평간이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1944년 장평공립국민학교로 승격돼 79년을 학생들의 꿈이 자라는 희망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학생 수 감소 문제가 심각한 요즘, 장평초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십분 활용한 장평초만의 교육으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중이다.

용인 장평초등학교 제공

■ 자연 친화적 환경 속 ‘아토피·천식 치유학교’ 운영

사회 환경이 급변하면서 최근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환 중 하나는 아토피 피부염이다. 영유아기에 발병해 아토피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등의 질환으로 연결되기도 하며, 환경적 요인이 치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도 하다.

장평초는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해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아토피 천식 안심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는 아토피·천식 치유학교로 다양한 프로그램 속에서 아이들이 몸과 마음 모두를 치유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둔 상태다.

우선 장평초에서는 알레르기 질환 실태 조사 및 아동관리 체계를 갖고 있다. 학생관리카드를 통해 아토피 환아를 특별 관리함과 동시에 천식 응급상황 응급키트 역시 비치해뒀고, 모밍스파를 이용한 편백나무 히노키탕 목욕과 교내 곳곳에 배치한 보습제를 수시로 바를 수 있게 해 아토피가 악화되지 않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아토피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있다. 장평초는 교육과정에 아토피 교육을 연계해 알레르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 교육부터 일상생활 속 아토피 예방 방법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치유받고,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친환경 텃밭가꾸기 및 수확물 요리하기, 천연염색 한복의 날 운영, 유기농 다도수업 등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학교 숲길 산책이나 천연 잔디 위 신체활동, 전교생 생존수영 및 승마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 모두 튼튼한 학생을 양성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학교 내·외부에 갖춰진 인프라를 통해 실현 가능하다는 게 장평초의 설명이다. 학교 내 아토피 천식 예방 체험관을 두고 황토숲 보드, 편백나무 및 원적외선 황토방, 히노키탕 목욕실, 피톤치드 발생기 등을 구비해뒀고 용인시청, 용인세브란스병원, 용인교육지원청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아토피 및 천식의 예방 관리를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크도 구축해둔 상태다.

용인 장평초등학교 제공

■ 소규모 학교 강점 활용한 창의적 체험교육 운영... 도전하는 인재 양성

장평초는 전교생이 40여명인 소규모 학교다. 그만큼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중심의 교육이 주로 진행된다. 이는 ‘배움과 놀이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장평교육’이라는 장평초의 비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선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는 국악 수업부터 디자인 수업, 찾아오는 문화예술 공연 등을 운영해 학생들이 역동적으로 참여하며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순히 수업에 그치지 않고 수업 후 연극이나 사물놀이 발표회를 통해 학생들이 그동안 습득한 교육을 활용할 수 있는 장도 마련돼 있다. 또 디자인 수업에서는 디자인의 기본 원리와 원칙을 이해한 후 나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작품을 완성해 예술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지역 내 문화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학기별로 비보이 공연, 오케스트라 공연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또 장평초는 독서교육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독서논술은 물론 1인 1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작가가 돼 책을 편찬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돕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독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장평초는 이 같은 교육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출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이 책을 읽고 그 책의 작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의날, 진로체험의날 등 창의체험활동 부스 운영을 통해 주제별로 체험학습이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특히 올해는 드론과 관련한 직업을 탐구한 뒤 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종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지역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체험 교육도 진행 중이다. 1~2학년은 즐거운 생활과 연계한 곤충박물관 견학을, 3~4학년은 지역과 연계한 경기도박물관 및 용인시청 탐방을, 5~6학년은 도자기박물관 체험 등을 통해 생애주기별 학생들의 생각이 함께 커갈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이해연 교장 

"자연 친화 교육·에뉴테크 활용... 행복한 학교 가꿀 것"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자연친화적 교육과 함께 미래사회를 선도해갈 에듀테크 활용 교육까지 소규모 학교의 강점을 살린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장평초 교장으로 부임한 이해연 교장은 장평초를 ‘작지만 무한한 매력과 장점을 가진 학교’라고 소개했다. 용인의 가장 시골에 자리잡은 작은 학교이지만, 요즘 아이들이 하기 어려운 자연 환경 속 체험 교육이 가능하다는 강점부터 소규모 학교인 만큼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개별학습 및 생활·인성 지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교장은 특히 미래사회에 대비한 에듀테크 활용 교육 역시 작은 학교의 강점 속에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장은 “학교에서 1인 1태블릿PC를 구비해 에듀테크 학습 환경을 구축했고, 학습자 맞춤 데이터 구성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 학습 지원시스템도 마련했다”며 “용인시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가상현실(VR)기기도 구입해 메타버스 활용 교육 환경 역시 조성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시대 학생들이 정교한 영어학습을 할 수 있도록 ‘각영어’, ‘AI펭톡’과 같은 인공지능학습지원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영어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비했다”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AI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습 결손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이러한 강점 속에서 무엇보다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아이들의 행복으로, 또한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 교장은 “한 명의 아이를 위해서는 모든 마을 사람들이 나선다는 이야기가 있듯 교육공동체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마음이 돼 소통·협력하면 아이들도 바른 인성과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배려와 나눔으로 더불어 살아가며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삶을 행복하게 가꿔갈 수 있도록, 머물고 싶은 포근한 학교, 농촌의 보배로운 학교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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