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영입 실패' 맨유의 최후...'부상 재발' 리산드로 장기 결장, 수비진 붕괴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김민재를 영입하지 못한 대가를 제대로 치르고 있다.
맨유는 3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7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맞붙는다. 현재 맨유는 승점 9점으로 9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맨유는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핵심 수비수인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장기 결장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맨유는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산드로는 지난 4월에 당했던 발 부상이 악화됨에 따라 장기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맨유는 리산드로가 부상을 참고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었다고 밝혔다. "리산드로는 이달 초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아스널전 당시 고통을 느꼈지만 5라운드 브라이튼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바이에른 뮌헨전을 소화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회복과 재활을 위해 휴식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됐다. 맨유 구성원 모두는 리산드로가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라고 발표했다.
리산드로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키워낸 제자다. 2019-20시즌 마르티네스는 텐 하흐 감독 밑에서 아약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곧바로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텐 하흐 감독은 마르티네스를 다양한 포지션에 기용하면서 발전시켰다.
마르티네스는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오가면서 텐 하흐 감독이 요구하는 역할을 잘 수행해냈다. 중앙 수비수로서도 기용되기 시작한 리산드로는 2021-22시즌 아약스 올해의 선수에 뽑혔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은 뒤 구단에 리산드로 영입을 요청했다. 아약스는 핵심 선수인 리산드로의 매각을 완강하게 거부했지만 결국 맨유는 5700만 유로(약 814억 원)를 투자해 리산드로를 영입했다.
사실 텐 하흐 감독이 센터백 자리에 리산드로를 영입하기로 결정했을 때 모두가 미쳤다고 비판했다. 세계에서 가장 몸싸움이 거친 PL에서 175cm의 단신 센터백이 성공하는 모습을 기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피지컬 괴물 선수들을 상대로 리산드로가 공중볼 장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의 축구가 맨유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리산드로는 리그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라파엘 바란과의 뛰어난 호흡으로 맨유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리산드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성공적으로 맨유에 자리매김하면서 팀에 풋볼리그컵 우승까지 선물했다.
리산드로의 성공적인 데뷔 후에도 맨유는 센터백 영입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란은 잦은 부상으로 한 시즌을 꾸준히 소화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빅토르 린델로프와 해리 매과이어가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맨유가 다시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선 더 좋은 선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에 맨유가 영입하고자 했던 선수가 김민재였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 5월부터 "나폴리는 김민재와 재계약을 시도했지만 선수와 합의를 하지 못했다. 맨유는 김민재에게 정말로 관심이 있다. 11월부터 말해왔다. 하지만 맨유도 지금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할 수는 없다. 맨유는 직접적으로 선수 측과 대화를 하고 있다. 맨유는 김민재를 최우선 타깃으로 생각하지만 아직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맨유는 김민재 다신 다른 포지션 보강을 우선했다. 메이슨 마운트, 안드레 오나나, 라스무스 호일룬이 영입되는 동안 센터백 보강은 뒤로 밀렸다. 팬들의 우려는 커졌다.
매과이어를 매각하고 그 자리에 김민재를 데려오면 바란나 리산드로가 부상으로 빠져도 큰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유는 매과이어 매각에 실패하면서 김민재를 데려오지 못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미친 듯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맨유가 처분하지 못한 매과이어는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한때 주장 출신이었고, 팀에서 적지 않은 주급을 받고 있는데 돈값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다. 맨유의 아쉬운 협상력이 다시 한번 문제시된 지난 여름 이적시장이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바란은 시즌 시작 후에 계속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바로 린델로프가 주전으로 나섰고, 리산드로와 호흡을 맞췄지만 이번 시즌 맨유는 지난 시즌에 비해 실점이 대폭 늘어났다. 6경기 10실점으로 하위권 수준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진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리산드로가 부상을 참고 경기를 소화하다가 결국 부상이 재발돼 장기 결장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바란이 다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만약 바란마저 또 쓰러지면 맨유는 린델로프와 매과이어 혹은 린델로프와 조니 에반스를 센터백 조합으로 내세워야 한다.
센터백 문제만 심각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좌측 수비수도 전멸했다. 핵심 수비수 루크 쇼는 장기 결장이 확정된 상황. 백업인 타릴 말라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급하게 이적시장 막판 세르히오 레길론을 토트넘에서 임대로 데려왔는데 레길론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우측 수비수인 아론 완-비사카 역시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일단 맨유는 급하게 새로운 센터백 영입을 추진할 계획으로 밝혀졌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30일 개인 SNS를 통해 "맨유는 2024년에 새로운 중앙 수비수 영입을 위한 투자를 고려하고자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장 클레어 토디보, 에드몽 탑소바, 안토니오 실바가 영입 명단에 있다. 더 많은 선수가 영입 명단에 추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갑자기 이렇게 부상자가 대폭 나온 상황은 텐 하흐 감독도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김민재 같은 선수가 있었더라면 지금처럼 팀을 걱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토디보, 탑소바, 실바 모두 현재 기량만 봤을 때는 김민재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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