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 우리는 왜 '미분'에 관심이 생겼을까
현대 문명의 근간이라고 불리는 미적분은 무선통신 기기 설계, 로켓 발사, 인공지능, 감염병 예측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된다.
그중 미분은 변화하는 양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므로 이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미분이 꼭 필요하다.
첫 번째 질문 | 미분이란 무엇인가.
Q(인문학자). 미분의 정의부터 알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미분이 뭔가요.
A(수학자). "미분은 쉽게 말해 ‘미세한 부분’을 뜻해요. 영어로는 차이라는 의미의 ‘differential’이지요. 미세한 변화를 연구하는 분야가 미분이에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사람은 어디론가 이동해요.
그게 아니어도 나이나 몸무게 등 우리의 모든 것이 변화해요. 이렇게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려면 특정 값 자체보다는 특정 시간 동안 어떻게 변했는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를 위해 만들어진 학문이 미분학이에요."
Q(인문학자). 변화는 아무래도 수학보다 물리학에서 더 많이 이야기할 것 같은데요.
A(수학자). "미분은 태생적으로 물리와 함께 발전해왔어요. 물리학은 세상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세상에 많은 것이 변화하므로 이 움직임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한 도구를 발전시키면서 미분이라는 개념이 탄생했지요.
쉬운 예를 들어볼게요. 속력은 (거리시간)으로 계산하는데요. 기준 시간 동안 어떤 물체의 위치가 변화하는 거리가 속력입니다. 시속 5km라는 것은 다시 말해 1시간 동안 5km를 이동한다는 거지요.
하지만 사람은 일정한 속력으로 이동할 수 없으니 속력이 미세하게 계속 바뀌어요. 따라서 평균 속도가 아니라 특정 시점에서의 순간 속력을 알기 위해서는 1시간이 아니라 1분, 1초보다 더 작은 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를 측정해야 해요."
Q(인문학자). 물리학의 기본적인 개념인 속력을 이해하는 데도 미분이 필요하군요. 흔히 미적분학을 배우기 전에 물리학을 공부하면 어렵다고 하는데 이 말이 이해되네요. 이런 미분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이 수학에서는 어떻게 발전했나요.
A(수학자). "미분은 태생적으로 물리와 함께 발전해왔어요. 물리학은 세상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세상에 많은 것이 변화하므로 이 움직임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한 도구를 발전시키면서 미분이라는 개념이 탄생했지요.
쉬운 예를 들어볼게요. 속력은 (거리÷시간)으로 계산하는데요. 기준 시간 동안 어떤 물체의 위치가 변화하는 거리가 속력입니다. 시속 5km라는 것은 다시 말해 1시간 동안 5km를 이동한다는 거지요. 하지만 사람은 일정한 속력으로 이동할 수 없으니 속력이 미세하게 계속 바뀌어요.
따라서 평균 속도가 아니라 특정 시점에서의 순간 속력을 알기 위해서는 1시간이 아니라 1분, 1초보다 더 작은 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를 측정해야 해요.
이때 시간의 변화량을 무한히 줄이면 우리가 원하는 순간 속력에 가까워집니다. 이 미세한 변화를 찾아내기 위해서 미분이 등장했지요."
두 번째 질문 | 언제부터 미분에 관심을 가졌는가.
Q(수학자). 미분에 관한 관심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A(인문학자). "이승재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셨듯이 미분은 함수의 특정 위치에서의 접선의 기울기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구할지 관심을 가진 건 16, 17세기예요. 대표적인 인물로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1607~1665)가 있지요.
페르마는 처음에 ‘극점’을 어떻게 찾을까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극점에는 함수가 증가하다가 감소하는 ‘극대점’과 감소하다가 증가하는 ‘극소점’이 있어요. 이런 극점에서 접선을 찾으면 그 접선이 x축과 평행한 직선이 돼요.
페르마는 극점 근처에서는 함수의 변화 속도가 점점 더 느려진다는 것에 주목했어요. 그래서 ‘만약 x가 갖는 함숫값 f(x)와 x와 조금 떨어진 x + h의 함숫값 f(x + h)가 거의 같아진다면 그것이 바로 극점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지요.
이를 통해 {f(x + h) - f(xh가 0이 되는 극점을 찾았어요. 다시 말해 f'(x) = 0이 되는 x값을 찾으려 한 것이 오늘날 미분계수와 접선의 기울기 연구에 관한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페르마의 접근은 미분계수에 대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으면서도 대수적인 계산을 동원했다는 특징이 있어요. 프랑스 수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이 대수적인 계산 요소를 더 많이 활용하면서 극점이 아니라 일반적인 지점에서 함수 그래프의 접선을 찾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데카르트는 함수 그래프의 한 점에서 접선을 긋고 이와 수직한 법선을 긋습니다. 그런 뒤 이 법선이 x축과 만나는 x절편을 원의 중심으로 놓고 x절편과 접점까지의 거리를 반지름(r)으로 하는 원을 그려요. 원과 함수는 오직 한 점에서만 만나게 되지요.
따라서 원의 방정식과 함수식을 연립하면 이 방정식은 중근을 가져야 합니다. 데카르트는 이 작업을 통해서 접점을 찾고 법선의 기울기를 구한 뒤 법선과 수직인 접선의 기울기를 얻었지요."
Q(수학자). 수학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아르키메데스, 페르마, 데카르트가 자주 등장하는데 미분에서도 등장하는 걸 보면 이분들이 정립하고 만든 수학이 정말 대단합니다.
그렇지만 미적분을 이야기하면서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1643~1727)과 독일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1646~1716)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페르마와 데카르트 이후에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어떻게 미적분을 확립하고 발전시켰나요.
A(인문학자). "둘은 그전까지 발견된 수학을 종합해서 발전시켜 미적분학을 꽃피우게 했습니다. 그런데도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이유는 미적분학을 이용해서 물체의 운동을 기술했기 때문이에요.
당시에는 물리학의 적용 분야라고도 할 수 있는 천문학에서 천체의 운동을 기술하기 위한 계산 도구가 필요했어요. 뉴턴은 수학적 도구를 총동원해서 지금까지 흩어졌던 아이디어들을 한데 모아서 미적분학을 집대성했어요.
그 결과가 1687년에 간행된 총 3권으로 이뤄진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이지요. 라이프니츠는 뉴턴과 별개로 여러 서신에 미분학적 연구를 진행했는데 수학자들과 주고받은 초고들이 남아있습니다."
※관련기사
수학동아 9월호, [Rethinking] 우리는 왜 미분에 관심을 갖게 됐는가?
[김진화 기자 evolut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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