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추석 민심’ 영향력 급감…총선에 미칠 영향, 내년 ‘설 민심’이 더 크다”

김현주 2023. 9. 3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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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나 여야 지지율 요동?
'이재명 영장기각' 여론 변수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거치며 여야 지지율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을 6개월여 앞둔 가운데 여야 모두 박스권에 갇힌 채 지지부진했던 지지율이추석 밥상 민심에 따라 요동칠 수 있어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 명절 여론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9일 연합뉴스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총공세를 펼쳐온 국민의힘은 법 원의 영장 기각이 단기적으로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추석 밥상이 영장 기각 이슈로 도배되면 당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휴 전날인 지난 27일 나온 영장 기각 소식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추석 귀성객 인사 일정까지 미루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비상 의원총회를 잇달아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을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법원이 위증교사 등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리는 쪽으로 대응 기조를 잡았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구속을 피했다고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 내부에선 단기적으론 지지율 열세 국면이 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장 기각이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이 여전히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끌어안은 채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데다 체포동의안 가결 과정에서 표출된 계파 간 내분이 격화함에 따라 반사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구속영장 기각으로 추석 밥상 이슈 다툼에서 승기를 잡았다며 들뜬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며 나타났던 초상집 분위기가 영장 기각 이후 완전히 반전됐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가결로 '방탄 정당' 이미지를 어느 정도 씻어낸 데다 영장 기각 덕분에 여권을 향한 '검찰을 동원한 야당 탄압' 반격 프레임이 더욱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정치검찰을 동원해 무도하게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려는 무리한 수사가 법원의 문턱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법원 결정은 영장 청구에 대한 심사를 넘어 정치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권한 남용에 대한 심판이자 판단"이라고 말했다.

서울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통화에서 "영장이 기각되자 벌써 거리에서 만나는 주민들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들 '축하한다', '잘됐다'고 인사한다"며 "추석 연휴가 긴 만큼 이런 분위기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휴를 지나면 정체된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한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장기간 단식과 체포동의안 가결로 지지층이 결집한 데 이어 구속영장 기각으로 중도층 표심까지 일정 부분 민주당으로 돌아섰으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해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33%로 같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양당의 지지율은 수개월째 30%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하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

정치 및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표 이슈가 추석 민심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며 "추석 직후 여론조사는 민주당 쪽에 훨씬 유리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휴를 거치며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국민의힘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국정감사나 정기국회 등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오래 가지 않을 것이고, 과거보다 '추석 민심'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 총선에 미칠 영향은 내년 '설 민심'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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